도시바 사태, 美·日 외교문제로 번지나...美상무장관 “도시바 재정적 안정은 미국에도 매우 중요”

입력 2017-03-1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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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전 사업 실패로 사실상 공중분해되고 있는 도시바 사태가 미국과 일본 양국의 경제 외교문제로까지 비화할 조짐이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윌버 로스 상무장관,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 등과 만나 첫 회담을 갖고 도시바 재건 문제에 대해 양국이 긴밀하게 정보를 교환하기로 합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회동은 4월 예정된 미일경제대화의 사전 준비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날 회담 자리에서 로스 장관과 페리 장관은 “도시바의 원자력 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WH)는 미국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도시바의 재정적 안정성은 미국 입장에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에서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도시바의 경영 문제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같은 발언은 미국 측의 요구에 따라 세코 경산상이 도시바의 경영 위기 경위를 설명하던 중 나온 것이다. 세코 경산상은 WH로 인해 원전 건설 비용이 초과되면서 도시바가 결국 반도체 사업까지 분사하기로 결정한 경위에 대해 자세히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반도체 기술을 중시하고 있다고도 했다. 세코 경산상은 WH가 미국 연방파산법 11조에 근거해 파산보호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도시바 문제에 대해 양국 정부 간에 정보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도시바의 위기에 대해 이처럼 비상한 관심을 보이면서 도시바의 해외 원전 사업 철수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거액 손실의 원흉인 WH를 매각하고 해외 원전 사업에서 철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WH가 미국에서 추진하는 원전 건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에는 미일 양국 간 정치 문제로 발전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닛칸코교신문은 전했다.

미국 정부는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전력 회사가 돈을 빌릴 경우 약 83억 달러의 채무보증 범위를 설정한다. 미국의 원전 프로젝트에는 7000명 이상이 종사하고 있는 만큼 WH가 파산보호를 신청해 공사가 중단되면 파장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진다.

한편 세코 경산상과 로스 장관은 통상정책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받았다. 세코 경산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결정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가지는 경제적·지리적 전략의 의의와 중국도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 상황도 설명했다. 다만 양국간 무역협상에 대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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