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만에 베일 벗은 서미경, 日 롯데홀딩스 캐스팅보트 쥐어

입력 2017-03-20 18:03 수정 2017-03-2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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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경영 비리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세 번째 부인 서미경 씨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이동근 기자 foto@)
▲롯데그룹 경영 비리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세 번째 부인 서미경 씨가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이동근 기자 foto@)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 서미경 씨가 롯데 일가 경영권 비리 혐의로 재판장에 서면서 수십 년 만에 언론에 공개됐다. 서씨는 수천억 원에 달하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6.88% 보유하고 있어 아직 끝나지 않은 신동빈·동주 형제의 경영권 분쟁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쏠린다.

서 씨는 20일 오후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비리 혐의 재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참석했다. 서 씨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부터 롯데시네마 내 매점을 불법 임대받아 770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롯데홀딩스 지분을 넘겨받으며 증여·양도세 등 300억 원 상당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도 적용됐다.

서 씨와 신 총괄회장과 사이 자녀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의 사생활은 수십 년간 언론에 노출된 적이 없다. 이들 모녀는 지난해 진행된 검찰의 롯데그룹 비리 수사를 계기로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서 씨 모녀가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때문이었다.

검찰과 재계에 따르면 서 씨와 신 씨는 개인 지분과 모녀 소유회사(경유물산) 지분을 더해 6.88%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보유 중이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이 1997년 이후 모녀에게 양도, 편법 상속을 통해 지분을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28.14%), 종업원지주회(27.75%), 공영회(13.94%), 롯데 오너 일가(13.56%)가 갖고 있다. 오너 지분 중 서 씨와 신 씨는 각각 1.84%, 1.83%를 소유하고 있다. 이 지분만으로도 신동주 전 부회장(1.62%), 신동빈 회장(1.38%)보다도 많다.

오너 지분 중 3.2%는 경유물산이 보유하고 있다. 경유물산은 홍콩에 설립된 페이퍼컴퍼니 차이나라이즈의 100% 자회사이고, 이 회사의 대주주는 서 씨 모녀다. 사실상 서 씨 모녀가 경유물산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서 씨 모녀의 지분은 모두 6.88%에 달한다. 재계에 따르면 서씨 모녀 소유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가치는 75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서 씨 모녀 지분의 향배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 지분의 90% 이상은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보유하고 있고, 이들의 정점에 일본 롯데홀딩스가 있다.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 측은 종업원지주회와 공영회 등 우호지분이 확고해 신 회장 지지 기반이 과반을 넘어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번 경영권 비리 혐의와 최순실 게이트발 검찰 수사, 중국 사드 보복 악재 등과 관련해 신 회장의 신변에 변동이 생길 경우 우호세력의 지지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어 서 씨 모녀 지분이 부각되고 있다.

한편 서 씨 모녀는 롯데홀딩스 지분 외에 삼성동 유기타워와 롯데캐슬 벨베데레, 종로구 동숭동 공연장 유니플렉스를 비롯해 방배동 5층 빌라 등 340억 원 상당으로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 신 씨는 18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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