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도시, 부동산 규제 다시 박차…‘치솟는 집값’ 분노 달래기 ‘노심초사’

입력 2017-03-2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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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새 베이징 등 5개 도시, 계약금 비율 상향 등 새 조치 시행

중국 대도시들이 꺼지지 않는 버블 불안에 부동산 규제에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등 대도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소득이 높은 전문직에서도 정부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어 당국이 황급히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FT는 풀이했다.

중국 정부의 올해 핵심 정책 어젠다에서 금융리스크 억제가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다. 정부는 지난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주택시장의 과열을 식혀 치솟는 집값을 억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근 수일간 베이징 이외 광저우와 정저우, 창샤, 스좌장 등 4개 성도가 잇따라 새로운 부동산 과열 억제책을 도입했다. 여기에는 두 채 이상 주택 구매자에 대한 계약금 비율을 상향하고 두 채 또는 세 채 이상 주택 구매를 제한하는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 이달 들어 난징과 칭다오, 유명 관광도시인 하이난성의 싼야 등 다른 대도시도 규제 가오하 대열에 합류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가을 중국 대도시들이 일제히 부동산 규제 방안을 시행했으나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18일 발표에서 지난달 70개 대도시 중 56곳이 전월보다 신규주택 가격이 올랐다. 이는 지난 1월의 45곳에서 11곳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 1~2월 부동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해 2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면적 기준 부동산 매매는 25.1% 급증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신문인 ‘금융시보’는 전날 분석기사에서 “일부 도시 부동산시장이 억제하지 못할 정도로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심지어 버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히든 리스크와 잠재적 피해는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건설활동과 원자재 수요 등의 급속한 둔화를 피해 전반적인 경제성장을 유지하면서도 금융리스크를 억제하고 대중의 분노를 가라앉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 지난해 대도시 부동산 시장의 호황이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됐음은 분명하다. 특히 제조업이 과잉공급 상황 해소에 나서면서 부동산 투자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그러나 집을 구하기 어려운 시민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문답 형식의 지식공유 웹사이트인 ‘즈후’에 최근 베이징 집값에 대한 토론장이 열렸는데 페이지뷰가 무려 1780만 회에 달했다. 한 베이징대학 졸업생은 “일류 연구기관에 취직됐지만 높은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이 자리도 포기하고 베이징을 떠나야 했다”고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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