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협상 개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런던에 있는 글로벌 은행들도 새로운 금융허브를 찾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 대표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직원들을 이동시키는 등 브렉시트 대응 움직임을 시작했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EU 측에 오는 29일 브렉시트를 정식 통보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년간의 협상이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그동안 브렉시트 저지를 위해 막대한 돈을 기부하고 영국 내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해온 글로벌 은행들은 지난해 6월 영국 국민투표 이후 대부분 침묵을 유지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협상 공식 개시가 임박하면서 은행들도 태도를 분명히 하기 시작했다.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의 리처드 노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골드만삭스는 이미 포스트 브렉시트에 따른 비상계획을 발동했다”며 “이는 EU 내 직원 채용을 늘리고 런던 인력 일부를 이전시키는 것의 결합이 될 것이다. 첫 단계에 유럽에서 수백 명 일자리가 추가로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런던에서 6000명을 고용 중이다. EU 내 일자리 대부분은 골드만삭스가 은행 면허를 보유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영국은 협상을 통해 은행들이 금융자산과 일부 경영진을 EU로 옮기는 것을 허용하는 대신 직원 대부분은 자국에 남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협상이 실패하면 수천 명의 직원이 강제적으로 다른 나라로 이동할 수 있다고 FT는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콤 켈러허 사장은 이날 은행이 주최한 런던 콘퍼런스에서 “2년간의 브렉시트 협상이 끝나기 전에 분명히 일부 직원은 이동해야 한다”며 “우리는 가족과 떨어질 직원 사정을 고려하기 때문에 대대적인 이전을 발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브렉시트는 런던에 안 좋은 일이 될 것이며 유럽 내 투자은행 활동이 더욱 광범위하게 일어날 것”이라며 “런던 사업 일부가 뉴욕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의 런던 근무 직원은 5000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