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또 한판 붙었다. LG전자가 최근 나노셀 TV를 선보이며 “가장 진화한 LCD TV”로 자찬하자, 삼성전자는 QLED TV 미디어데이에서 “화질 논쟁에 종지부 찍는 TV”라고 했다.
포문은 LG전자가 열었다. 지난 17일 파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 TV화질팀의 강경진 연구위원은 TV기술 서열을 ‘OLED-나노셀-퀀텀닷-LED’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신제품인 퀀텀닷기술 기반 QLED TV를 겨냥한 셈이다. 강경진 연구위원은 “QLED는 LCD의 진화된 기술일 뿐이며 자발광인 OLED와는 비교할 대상이 아니고 나노셀보다도 낮은 레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시중에 나온 나노셀 제품을 분석해본 결과 대응가치가 없다고 결론을 이미 내렸다”며 “신제품들이 나오면 시장에서 판단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날 열린 QLED TV 기자간담회에서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QLED TV는 화질 끝판왕”이라며 “앞으로 TV본연의 가치를 되찾을 있도록 소비자 편의성 강화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도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G6’를 선보인 LG전자가 삼성 ‘갤럭시S8’ 언팩 행사를 며칠 앞두고 기자단을 대상으로 공장 탐방을 기획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갈등은 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 창업주인 故 이병철 회장과 LG 창업주인 故 구인회 회장은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죽마고우였다. 하지만 1968년 삼성이 일본 산요와 합작을 통해 삼성전자 설립을 준비하면서 양측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흑백 TV에서 시작된 양사의 50년 전쟁은 전자를 중심으로 거의 모든 분야로 확대됐다.
지금은 조용히 사라진 3D TV 기술방식을 놓고 2011년 진흙탕 싸움을 벌였고, 2014년에는 삼성전자가 독일 베를린 IFA에 진열한 삼성 세탁기를 파손했다며 조성진 LG전자 부회장(당시 사장)을 고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