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당 불참 속 법사위 파행…‘상법개정’ 대선 후로 미뤄지나

입력 2017-03-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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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 법안인 상법개정안 논의가 사실상 대선 후로 미뤄졌다. 자유한국당의 반대 속에 야 4당 간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면서 추진 동력을 잃어버린 탓이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오후 법안심사 제1소위를 열고 상법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시도했지만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회의가 파행됐다. 이날 소위에는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박범계 소위원장을 포함한 단 3명의 의원만 참석한 채 개의해 10분 만에 산회됐다.

이에 대해 박범계 위원장은 “한국당 김진태 간사와 바른정당 오신환 간사가 각각 대표 발의한 군형법·법원조직법과 ‘변호사시험법’을 회의 안건에 올려주지 않아 회의에 불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른정당 간사인 오신환 의원은 박 위원장의 소위 운영 태도를 문제삼았다.

오 의원은 “박범계 의원은 국회 운영의 기본 원칙인 교섭단체 간사 간 협의는 무시한 채 지극히 독재적이고 일방적으로 의사일정을 확정했다”며 “4당 체제하에서 타협과 상생의 정신이 그 어떤 때보다 더욱 요구되는 시기에 자의적으로 소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박 의원의 그릇된 행태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4당 간 상법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입장이 각각 엇갈려 법사위 소위 공전은 이미 예고된 거나 다름없었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견의 접점을 찾지 못했는데 소위 참석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국당을 제외한 야 3당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전자투표제 의무화 △자사주 의결권 제한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4가지 항목이 담긴 상법개정안을 3월 임시회에서 처리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이는 재계의 우려를 반영한 수정안이었다. 그러나 지난 17일 4당 원내수석부대표와 법사위 간사 8명이 모인 자리에서 김진태 간사는 당 정책위원회가 합의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전자투표제 의무화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피력하며 처리를 거부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한국당의 반대로 기존 3당 합의안을 처리하기 어렵다면 합의된 사항만이라도 통과시키자고 제안했지만 여기엔 민주당이 반대하면서 이후 논의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민의당 법사위 간사인 이용주 의원은 “개혁입법 성과를 올리기 위해선 합의된 사항만이라도 최소한 처리가 돼야 한다” 며 “3월 임시국회에서는 사실상 처리가 물 건너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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