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오르자 국내 금값 ‘꿈틀’… 金 투자심리 봄바람 부나

입력 2017-03-22 18:00 수정 2017-03-2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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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의 상승세 속에서도 유독 약세를 보여 왔던 국내 금값이 모처럼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내 금값을 눌러왔던 환율 압력이 해소될 조짐을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가 운영하는 KRX금시장의 이날 금 현물시세는 전날보다 1.37%(610원) 오른 1g당 4만5090원에 마감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가파른 상승폭이다.

KRX금시장 시세가 급격히 오른 것은 하락 일변도였던 원달러 환율이 방향을 바꾼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3원 오른 1123.3원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행정부의 건강보험체계(트럼프케어)가 미국 하원을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으로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기본적으로 금의 자산가치는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하지만 국내 금값의 경우 단기적으로 달러가치(원달러 환율)과 반대로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 시세 자체가 국제 금값을 달러를 원화로 환산해 최종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국제 금값은 지난 20일 기준 1온스당 1233.60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7.27% 오른 반면 KRX금시장의 금시세는 같은 기간 1g당 4만5200원에서 4만4480원으로 1.59% 하락했다. 이는 국제 금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간 7.24%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국내 금값을 눌러온 영향이다.

국내 금값과 국제 금값이 격차를 좁혀갈 수 있다는 전망 속에 국내 금 투자심리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거래소 금시장팀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일관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자산시장에서도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이에 맞춰 올해 안으로 KRX금시장 현물 시세를 이용한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대통령선거 등 유럽의 대형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다는 점도 당분간 금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브렉시트 당시 온스당 1260달러선에서 머물던 금 가격이 약 2주 만에 1360달러까지 상승했었던 전력이 있다”면서 “4월과 5월에 있을 프랑스 대선, 9월에 있을 독일 총선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금 가격의 하방이 단단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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