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위기설’ 흘러나오는데… ‘경기대응 밑그림’ 없는 대선주자들

입력 2017-03-2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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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준금리 인상,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대우조선 회사채 만기 등으로 ‘4월 위기설’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대선주자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차기 정부의 ‘경제 리더십’에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지만 조기 대선 정국 속에서 네거티브 경쟁과 정치 이슈에만 매몰돼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은 뒷전으로 밀리는 양상이다. 경기 부양책을 내놓긴 했지만 대부분이 재원 마련책 등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뒷받침되지 못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만 난무하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 경선레이스가 본궤도에 올랐지만 일부 정당의 경선이 상대방을 흠집내기 위한 지나친 네거티브 공방과 내실 없는 수박 겉 핡기식 토론으로 제대로 된 정책 경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동지애’를 과시했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는 연일 감정싸움 중이며, 국민의당은 반문개헌연대에 편승하고 있다. 한때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의 경우 1, 2차 컷오프를 거친 본경선 진출자 4명 가운데 정리된 공약을 가진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무역보호주의, 중국의 사드 보복, 북한 미사일 발사, 대우조선 위기 등은 한국 경제를 벼랑으로 내몰 대형 악재들에 대응하기 위해선 대선주자들이 노동·구조개혁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심각한 청년실업난을 해소하려면 규제 완화와 각종 유인책을 마련해 기업 투자를 끌어내는 것도 핵심이다.

그러나 대선주자들은 대부분 기업의 발목을 잡는 ‘재벌 개혁’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만 주창하고 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지사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대책으로 내놓은 가계부채 대응 방안도 채무 면제를 통한 ‘빚 탕감’ 수준에 그치고 있다. 채무 탕감을 통해 한계가구의 부채를 일시적으로 줄여줄 수는 있지만, 안정된 소득이 없으면 빚은 다시 늘게 돼 표심잡기성 공약이라는 지적만 나온다.

오정근 건국대 IT 금융학부 특임교수는 “소득이 늘어나야 부채가 줄어드는데 문재인 전 대표가 소득을 늘리는 대책 없이 가계부채 비율이 가처분 소득의 15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대선주자들이 이념의 굴레를 벗어나 경제위기 상황에 대한 실현 가능성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보다 못한 재계가 대권주자들과 차기 정부에 ‘장기적 경제 비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유력 대선 후보들이 대부분 현실과 동떨어진 경제 해법들을 내놓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단은 이날 19대 대선후보들에게 △공정사회 △시장경제 △미래번영의 3대 틀을 중심으로 한 9개 경제 어젠다를 야5당 대표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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