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50대 독거남의 사회적 고립과 이로 인한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에 착수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사진)이 23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0대 독거남 고독사 예방 및 지원을 위한 ‘나비男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나비(非)는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의미다.
양천구가 지난달부터 양천구 거주 50대 남성 1인 가구 6800여가구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원이 필요한 가구는 404가구(5.9%), 조사를 거부한 가구는 198가구(2.9%), 부재중인 가구는 576가구(8.4%)로 나타났다. 타인거주·공가·전출 등으로 제외대상에 해당하는 가구는 1126가구(16.5%), 지원이 불필요한 가구는 4536가구(66.3%)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지원이 필요한 404가구중 고독사 고·중위험군에 해당하는 50대 독거남 96가구를 대상으로 개인별 욕구를 조사한 결과 생계·주거에 대한 욕구 61명(43.3%), 건강에 대한 욕구 47명(33.3%), 일자리에 대한 욕구 15명(10.6%), 정신건강에 대한 욕구 9명(6.4%), 주거개선에 대한 욕구 7명(5%), 가족관계 회복 등에 대한 욕구 등 2명(1.4%) 순이었다.
양천구는 고독사 고·중위험군의 욕구를 심층분석하고 이를 지원할 나비남 멘토단을 구성한다. 나비남 멘토단은 50대 독거남과 1대1 결연을 통해 나비남의 친구이자 이웃, 조언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32개 민·관 기관으로 구성된 ‘양천 50대 독거남 지원협의체’도 별도로 구성된다. 지원협의체는 복지기관·의료기관·소방서·경찰서 등 유관기관 간 협력과 지역사회 자원 활용을 통해 통합사례관리를 진행한다.
양천구는 50대 독거남 복합 전용공간인 재도전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카페 같은 분위기의 전용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분야의 상담을 제공해 50대 독거남들이 일자리 등 필요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지금의 현실은 공동체 문화가 실종된 각자도생의 사회이자, 한번 쓰러지면 재기가 어려운 패자부활전이 막힌 사회”라며 “고독사 역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모든 문제가 집약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양천구가 처음 시작하는 50대 독거남에 대한 관심과 정책이 나비효과처럼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바라며, 중앙정부도 관심을 갖고 지원책 마련에 앞장 설 수 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