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아이거가 월트디즈니의 최고경영자(CEO) 임기를 세 번째 연장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05년 취임한 아이거 CEO는 원래 2015년 사임할 계획이었으나 임기를 2016년으로 한 차례 미룬 뒤 다시 2018년 6월 30일로 연기했다. 그런데 마땅한 후임자를 찾지 못해 디즈니는 아이거 CEO의 임기를 2019년 7월 2일로 1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대로라면 아이거의 임기는 총 14년이 된다.
디즈니 측은 아이거가 퇴임하고나서도 다른 회사에서 직책을 맡지 않고 3년간 디즈니의 고문으로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아이거는 “새로운 CEO를 물색하는 일은 복잡하고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나와 이사회는 승계자를 찾는 데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015년 초 디즈니는 톰 스태그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차기 CEO로 강력하게 밀었다. 그런데 아이거와 이사회가 스태그 전 CFO를 향한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번지면서 그의 차기 CEO 설은 소문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결국 스태그 전 CFO는 작년 3월 회사를 떠났다. 디즈니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또다시 CEO 승계 문제에 불협화음이 나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차기 CEO 물색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기로 한 것이다.
아이거 CEO는 2019년 7월 2일까지 재임하면서 보너스를 약 500만 달러(약 56억 원)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퇴임 후 고문으로 일하는 3년 동안에도 보너스가 지급된다고 전했다. 첫 2년간은 매해 각 200만 달러를 받고 3년째에는 100만 달러를 받는다.
한편 아이거 CEO는 2005년 취임 이후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등을 인수하며 디즈니를 할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영화 스튜디오로 자리매김시켰다. 디즈니 측은 아이거 CEO의 재임 기간에 총주주수익률(TSR)이 경쟁사보다 거의 두 배가량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