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자제하랬더니… 저축銀, 사잇돌·햇살론부터 축소하나

입력 2017-03-2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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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제2금융권 대출 조이기에 수익성에 도움이 안 되는 정책성 상품 판매에 적극 나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주된 수요자인 저소득층 서민들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일부 저축은행들은 대출 채권별로 쌓은 기 충당금에 50%를 추가로 쌓으면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돈이 안 되는’ 사잇돌2대출, 햇살론 등 정책성 상품 판매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일 저축은행에 금리 20%가 넘는 대출에 대해서는 기존 충당금(떼일 경우에 대비해 쌓아 두는 돈)에 50%를 더 쌓으라고 지시했다.

고금리 가계대출 급증이 나중에 저축은행의 건전성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이어지는 것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오는 5월 말까지 관련 감독규정을 개정, 늦어도 6월 말에는 50% 추가적립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대손충당금을 더 쌓게되면 그 만큼 비용이 늘고 당기 순이익이 줄어든다. A저축은행의 내부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50% 추가 적립 시, 연 순이익이 200억 원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1년치 순익의 3분의 2가 줄어든다”며 (대출 많이 하는) 대형사들의 순익 감소 폭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지난해 “은행 수준으로 충당금을 더 쌓으라”로 한 데 이어, 충당금을 50% 더 쌓아야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정상’분류 채권은 0.5%에서 1%로, ‘요주의’는 2%에서 10%로 대손충당금을 늘리라고 했다. 은행 수준으로 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예컨대,‘정상’채권은 내년 1월1일부터 0.7%, 2019년 1년1일부터 0.9%, 2010년 1월1일부터 1%를 더 쌓아야 한다. 20% 이상 고금리 대출에는 각 시점별 기 충당금에, 추가로 50%를 더 쌓는 개념이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은행 수준으로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데 여기에 50%를 더 적립함에 따라 순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특히 대출채권의 80%가량 차지하는 정상 채권에까지 추가로 쌓으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충당금 적립 부담에 사잇돌2대출, 햇살론 등 수익에 도움이 안 되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팔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을 더 쌓으면 추가 비용이 더 들어가는데, 금리가 정해져있어 마진이 사실상 나지 않는 사잇돌2대출을 적극적으로 파는 것은 부담되지 않겠냐”고 했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순익이 줄어든다고 사잇돌2대출 금리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냐”며 “특히 사잇돌2대출은 서울보증보험에 내는 보증보험료만 해도 부담돼, 이들 상품 판매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잇돌2대출은 서울보증보험이 대출 부실을 보증해주는 대신, 저축은행들은 서울보증보험에 일정 보험료를 내야 한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들이 엄살을 피운다고 지적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시뮬레이션 해봤는데 업계가 휘청거릴정도의 충당금 부담은 아니”라며 “추가 충당금 적립 기준이 금리 20% 이상 대출인 만큼 20% 미만 대출인 사잇돌2대출, 햇살론 등은 더 적극적으로 할수록 건전성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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