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美원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 파산보호 신청…한전에 지원 요청

입력 2017-03-2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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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에서 분리시켜 경영 재건 가속하려는 의도…한전은 WH와 기술 협력 관계

일본 도시바가 그룹 전체 경영난을 촉발한 미국 원자력발전 자회사 웨스팅하우스(WH)에 대해 파산보호를 신청하기로 했다. 아울러 도시바는 미국 법원이 WH의 파산보호를 받아들이면 한국전력공사(한전)에 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27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 방안이 실현되면 도시바는 WH를 계열사에서 분리시켜 경영 정상화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WH는 이날 원전 건설을 발주한 미국 전력회사 등과 연방파산법 11조(파산보호) 적용 신청을 위해 사전 조정 회의를 열 예정이다. 전력회사의 반발을 무마하고자 파산보호 이후에도 원자로를 계속 건설하는 방향으로 협의 중이다. 이어 WH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파산보호 방안을 통과시킨 다음 바로 법원에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도시바도 이번 주 이사회를 열어 WH 파산보호를 승인한다.

파산보호는 채무 상환을 일시적으로 중지하고 자산을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업 회생을 꾀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법정관리와 비슷하다.

도시바는 WH 회생을 도울 수 있는 유력한 대상으로 한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전은 WH와 기술 협력 관계에 있으며 도시바가 주체인 영국 원전 프로젝트 운영회사인 뉴젠 지분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도시바의 WH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도시바는 원전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WH와 밀접한 관계인 한전만이 유일하게 지원할 수 있다고 보고 매달리는 형국이다.

WH는 원전 건설의 대폭적인 지연으로 도시바에 약 7000억 엔(약 7조741억 원)이라는 엄청난 손실을 계상하는 피해를 입혔다. 파산보호를 신청해도 도시바는 위약금과 향후 리스크 대응금액 등 일시적인 손실이 추가로 발생해 WH 손실 총액은 1조 엔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파산보호를 적용해 계열사에서 분리하면 WH 채무를 정리하고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어 WH라는 수렁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게 된다.

한편 한전이 WH 개편에 참여하려면 한국과 미국, 일본 등 3국 정부의 조율이 필수적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 정부는 WH의 지연된 원전 프로젝트 중 한 곳과 관련해 83억 달러에 이르는 채무 지급보증을 했다. 또 미국의 일자리가 사라지거나 원전 핵심기술이 해외로 이전될 수 있다는 불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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