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근로시간 단축안, 일자리 ‘늘리기’ 아닌 ‘줄이는’ 법… 수용 불가”

입력 2017-03-2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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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으로 납기도 못 맞추고 가격도 못 맞춘다면 일자리가 모두 중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일자리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줄어들 것이다.”(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

“현재대로 법안이 시행되면 일선 제조업에서는 공정개선에 들어갈 것이다. 가능한 부분부터 로봇화를 진행하고 고용 인력은 축소될 것이다. 잡셰어링(일자리 공유)이란 법안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결국 일자리를 축소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근로시간 단축 관련 중소기업계 긴급 기자회견’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근로시간 단축안에 대해 “포퓰리즘적인 발상”으로, “기업 현실을 외면하는 정책을 펼치는 정치권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강조했다.

중소기업계의 주장은 △300인 미만에 대해서는 4단계로 세분화해 시행시기를 현행 환노위의 2021년 시행안보다 이후로 연장 △휴일근로 시 중복할증을 현행 50%로 유지 △노사합의로 특별연장근로를 최대 60시간까지 상시허용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파견규제 완화와 성과임금제, 해고 유연화를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남규 자중회 회장은 “노동시간을 단축해서 일자리를 나누자는 취지로, 사무직은 별문제가 안 되나 생산직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모든 중소기업은 제조 분야의 근로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서 1년 내내 채용 공고를 하고 있고 외국인 노동자를 많이 쓰고 있다. 근로단축안이 통과되면 오로지 외국인 일자리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보원 금속열처리조합 이사장은 “열처리는 공정 특성상 주말, 주야 모두 일한다. 현재 1일 2교대씩 주 12시간 하고 있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1일 3교대로 일해야 한다”며 “우리 회사는 현재 주·야간 50명씩 들어가는데, 현 환노위 안대로라면 50명을 더 구해야 한다. 지금도 일할 사람 없는데 50명을 어디서 구하냐”고 반문했다.

생산직이 많은 중소기업은 이미 구직자보다 일자리가 많은 상태이며, 근로단축으로 일자리가 늘어나면 채용이 늘기보다는 인력난과 그에 따른 생산력 저하로 귀결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극심한 실업난 속에서도 작년 하반기 기준 중소기업의 부족인원이 26만 명, 미충원인원이 8만 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연장·휴일근로는 해고 유연성이 낮은 우리 산업현장에서 기업들이 경기 상황에 따라 산출량을 조절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며 “생존에 허덕이는 중소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뿐 아니라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통상임금 확대, 출퇴근 재해 도입 등 노동규제를 강화하는 공약들이 남발되는 것을 보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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