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27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4센트(0.5%) 하락한 배럴당 47.7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5센트(0.1%) 밀린 배럴당 50.75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연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26일 쿠웨이트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회원국인 쿠웨이트, 알제리, 베네수엘라와 비회원국인 오만, 러시아 대표가 만나 감산 합의 이행 수준을 점검하고자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오는 6월로 예정된 감산 기한을 연장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들은 4월 말에 다시 만나 감산 기한을 6개월 연장하는 게 필요하다고 OPEC에 권고할 예정이다. 에너지 컨설팅회사인 러브 에너지의 엔리코 차오란도 애널리스트는 “이번 산유국 회동은 눈길을 끌었지만 다소 밋밋한 성명 발표에 투자자들은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OPEC 회원국은 원래 기한인 6월을 넘어서 감산 기한 연장에 대한 지지를 강조했다”며 “OPEC이 비OPEC 11개국의 지지를 얻는다면 감산 연장은 순조로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증산 우려도 유가 하락의 배경이 됐다. 석유서비스업체인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동 중인 원유 굴착기수는 지난주 21개 늘어나 652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내 증산 가능성을 높인다. 차오란도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증산은 OPEC의 감산 효과를 상쇄하고 글로벌 과잉 공급 우려를 키워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런던캐피탈그룹의 이펙 오즈카데스카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타국에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싶어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아래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줄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