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채권왕’ 그로스, 자신 내친 ‘친정’ 핌코와 화해

입력 2017-03-2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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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그로스 핌코 공동창업자. 사진=블룸버그
▲빌 그로스 핌코 공동창업자. 사진=블룸버그

‘원조 채권왕’ 빌 그로스가 자신이 직접 세운 채권투자사 핌코와의 오랜 법적 다툼을 끝내기로 했다. 핌코 측은 27일(현지시간) 그로스에 8100만 달러(약 900억원)를 지급하고 2년간의 법적 공방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로스는 받은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날 오랜 다툼을 끝내기로 한 그로스와 핌코는 서로에 대한 칭찬과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그로스는 “핌코는 나에게 가족이었다”면서 “어느 가족이든 때때로 의견 차이를 겪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핌코에서 일할 수 있었던 기회에 감사하다는 말도 남겼다. 현재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댄 이바신은 성명을 내고 “그로스는 언제나 전설적인 인물이었다”고 치켜세우면서 “그는 투자자로서, 자선사업가로서 엄청난 명성을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이며 핌코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양측의 대립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로스는 지난 2014년 9월 핌코 CIO 직에서 돌연 사임, 이듬해 “권력에 대한 탐욕과 욕심으로 가득한 일당이 자신을 몰아내려고 음모를 꾸몄다”면서 핌코 측을 상대로 보너스와 보상금 등 총 2억 달러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핌코는 그로스가 ‘자멸적 행동’을 했기 때문에 스스로 사임하지 않아도 해고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맞섰다.

그로스는 1971년 핌코를 세워 40년간 회사를 일구면서 동시에 자신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채권 매니저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핌코에서 나오기 직전, 수분기 동안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해 그간의 명성이 흔들렸다. 반면 핌코는 빠르게 성장하면서 동시에 사내 역학구조도 크게 변해 창립자였던 그로스의 입지도 좁아졌다고 FT는 전했다. 그로스는 핌코 퇴사 직후 야누스캐피털로 옮겨 현재 소규모 채권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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