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톡톡]풀무원 ‘김치박물관’에 외국인이 몰리는 까닭

입력 2017-03-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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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인사동에 개관 ‘뮤지엄김치간(間)’…디지털 콘텐츠 결합한 서울 유일한 체험의 場

▲해외 주요 통신사 기자들이 지난해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풀무원 김치박물관 ‘뮤지엄김치간’을 방문, 6층 김장마루에서 이하연 김치명인의 통배추김치 담그기 시연을 관람하고 있다.
▲해외 주요 통신사 기자들이 지난해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풀무원 김치박물관 ‘뮤지엄김치간’을 방문, 6층 김장마루에서 이하연 김치명인의 통배추김치 담그기 시연을 관람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봄이 다가오고 있지만 미세먼지와 아직 쌀쌀한 날씨로 이색 박물관이 각광받고 있다. ‘박물관은 딱딱하고 재미없는 곳’이라고 여겨진다면 먹고 즐기고 체험하는 놀이터와 같은 박물관도 있다. 이 중 하나가 바로 풀무원 ‘뮤지엄김치간(間)’이다. 국내보다 해외 관람객에게 더 인기를 끌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뮤지엄김치간(間)’은 국내외 수많은 관람객에게 김치 문화의 독창성과 가치를 알렸던 식품박물관이다. BBC, NHK, CCTV, CNN, 뉴욕타임스 같은 해외 매체들이 소개할 만큼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다. 이 박물관은 CNN이 뽑은 세계 11대 음식박물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렇게 외국인들이 김치박물관에 관심을 끌게 된 계기는 지난 2013년 유네스코가 한국의 김장 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김치는 한국인의 맛, 건강, 문화, 역사를 모두 아우르는 우리 선조의 유산으로 단순히 음식이라고 할 수 없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김장은 ‘한글’이나 ‘태극기’와 비교될 정도로 한국인의 정체성을 재확인시켜줄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 가족 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많은 양의 김치를 담그는 행위는 개인 문화에 익숙한 외국인들에게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밖에 없다.

그간 서울에서 김치와 김장 문화를 알아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풀무원 김치박물관이 유일했다. 김치박물관은 1986년 서울 중구 필동에 개인박물관으로 설립됐는데 이듬해 풀무원이 인수해 운영해왔다. 풀무원은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5월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단지 자리로 이전 후 2000년 5월에는 코엑스로 김치박물관을 한 번 더 이전해 세계화의 주춧돌이 됐다. 이후 김치·김장의 유네스코 등재를 계기로 풀무원은 23억 원의 공사비를 들여 2015년 인사동에 ‘뮤지엄김치간’을 새롭게 마련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코엑스 시절 관람객이 한 해 평균 5만 명이었으나, 한류의 명소인 인사동으로 이전함에 따라 연간 10만 명 이상 방문할 것”이라며 김치박물관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존 코엑스 김치박물관이 장독, 김장독 같은 옹기와 옛 부엌살림 등 유물 중심 전시관이었다면, 새로 재개관한 ‘뮤지엄김치간’은 정보통신(IT) 시대에 걸맞게 수준 높은 김치 영상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한 흥미로운 디지털 콘텐츠 박물관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특히 6층 쿠킹클래스에서는 김치를 담그고, 먹어보고, 가져갈 수 있는 외국인 전용, 어린이용 등 다양한 김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치박물관은 수익을 내는 사업이 아니다. 매년 수억 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외환위기 때는 문 닫을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투자한 돈만 100억 원이 넘지만 김치박물관을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풀무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남승우 총괄사장은 “김치박물관 운영은 풀무원의 가장 자랑스러운 문화사업”이라고 말했다. ‘뮤지엄김치간’ 어디에도 풀무원이란 이름이 없는 것도 김치박물관을 문화사업으로 이끌고 싶다는 남 총괄사장의 고집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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