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Eye] 이번엔 진짜 다르다?...삼성전자 ‘갤럭시S8’에 쏠리는 눈

입력 2017-03-28 13:34 수정 2017-03-2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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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례 주주총회에서 발언하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블룸버그
▲올해 연례 주주총회에서 발언하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블룸버그

3월 29일 오전 11시(미국 동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삼성전자의 신병기 ‘갤럭시S8’ 공개행사에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갤럭시노트7’ 발화·리콜·단종 사태와 그룹 총수의 정치 스캔들 연루 등으로 실추된 이미지와 소비자들로부터의 신뢰 회복 등이 갤럭시S8이 짊어진 사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출시된 갤럭시 시리즈는 혁신성이 부족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했다. 그동안의 우여곡절을 만회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 라이벌 애플이 올해 아이폰 데뷔 1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준비한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삼성 역시 갤럭시S8에 총력을 기울였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이 이번 갤럭시S8에서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건 애플의 ‘시리(Siri)’와 유사한 인공지능(AI) 가상비서 ‘빅스비(Bixby)’다. 빅스비는 삼성이 2016년 10월 인수한 AI 스타트업 비브랩스가 개발했다. 비브랩스는 시리 개발자들이 설립한 회사인 만큼, 빅스비의 성능이 시리를 능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리 창립 멤버인 다그 키틀로스, 애덤 체이어, 크리스 브링엄은 회사가 2010년 애플에 인수되자 회사를 나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연계할 수 있는 AI 비서를 개발하기 위해 비브랩스를 설립했다.

삼성 R&D 책임자인 이인종 부사장도 빅스비에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 21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기고한 칼럼에서 빅스비를 ‘휴대전화와의 새로운 소통방식’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빅스비는 지능형 인터페이스로 기존 음성인식 서비스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앱의 거의 모든 기능을 지원할 수 있고, 고도의 자연언어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어 특정 명령을 학습시킬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부사장은 삼성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진화의 중심에 빅스비가 있다며 빅스비의 가능성은 끝없이 확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삼성의 개발 책임자가 이처럼 자신할 정도여서 그런가. 시장도 삼성의 신제품에 대해 낙관적이다. 갤럭시노트7 사태에 따른 충격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WSJ에 따르면 삼성은 매년 3억 대가 넘는 스마트폰을 판매한다. 그러나 이익의 대부분은 프리미엄폰인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에서 나온다. 애널리스트들은 갤럭시노트7 판매량이 약 1500만 대에 이를 것이며, 이에 대한 리콜비용은 50억 달러로 추산했다. 삼성은 갤럭시노트7 단종과 리콜 사태 이후 고객들이 경쟁사로 이탈하는 걸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회사는 무료 가상현실 세트와 공격적인 할인 마케팅으로 고객들의 이탈을 최대한 막았다. 그 결과, 경쟁사로 갈아탄 갤럭시노트 사용자는 약 4분의 1에 그쳤다. 삼성 측은 회사의 환불 및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다수가 삼성의 다른 스마트폰을 받아갔다고 전했다. 이는 수치에서도 나타났다. 갤럭시S7은 삼성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휴대폰으로 약 4900만대를 출하했다. 이는 최신 아이폰의 전년도 실적을 크게 뛰어넘은 성적이다. IHS마르키트의 주시홍 수석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갤럭시노트7 타격으로 큰 이득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도 삼성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와 같은 부품에 대해서도 여전히 긍정적이다. S&P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14% 이상 상승해 시가총액이 2556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 알리바바그룹, 텐센트와 함께 아시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IT 업체다.

다만 해리스폴이 매년 실시하는 기업 평판순위에서 갤럭시노트7 혼란으로 인해 삼성전자 순위는 지난해 100개사 중 7위에서 올해는 49위로 추락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주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갤럭시노트7에 대한 실수를 범한데 대해 사과하고 이 교훈에서 배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스마트폰을 위한 품질계획을 수립하고 배터리 주위에 추가적인 보호장치를 추가함으로써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또한 안전 및 설계문제를 자문하고자 외부 배터리 자문단도 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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