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심리지수를 의미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에 환호하며 2년여 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생 직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본 데다 최근 수출이 주력제품을 중심으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숙박업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로 1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들이 더 많음을, 적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최덕재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거의 모든 업종에서 큰 폭의 개선세를 보였다. 제조업은 3개월째 올랐고 비제조업도 횡보 국면에서 벗어나 큰 폭으로 올랐다. 3월 10일 탄핵 결정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당 부문 해소된 데다 최근 수출이 주력제품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인 때문”이라며 “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화학은 유가하락의, 자동차는 쏘나타와 크루즈 등 신차 출시에 따른 부품 수요의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기업별로는 대기업(85), 중소기업(71), 내수기업(78) 모두 2015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수출 기업(82)도 2013년 10월(86) 이후 가장 높았던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업종별로는 전자와 화학, 자동차 업종이 상승을 견인했다. 전자ㆍ영상ㆍ통신장비 등이 93을, 화학물질ㆍ제품이 100을 기록해 각각 전월보다 8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각각 2011년 5월(100)과 2011년 4월(94) 이후 최고치다. 자동차 역시 전월보다 4포인트 오른 83으로 석 달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다만 숙박업은 전월 대비 8포인트 떨어진 57로 2016년 2월(51) 이후 가장 낮았다. 숙박업은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이어지며 작년 12월(-25포인트)과 올 1월(-18포인트) 급락한 바 있다.
향후 추세를 가늠할 수 있는 4월 업황전망BSI도 제조업의 경우 82로 2015년 5월(82) 이후 1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비제조업도 80을 기록해 2012년 6월(81) 이후 4년 10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수부진과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가장 높게 꼽았다.
기업과 소비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기 위해 BSI와 소비자심리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BSI)는 98.0으로 2015년 5월(98.9) 이후 1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도 96.3을 보이며 2015년 4월(96.3)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