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는 EU와의 이혼장에 서명을 했다…2년간의 역사적 협상이 시작된다

입력 2017-03-29 09:09 수정 2017-03-2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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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개시하는 서한에 28일(현지시간) 서명했다. 브렉시트 개시를 뜻하는 리스본약 50조가 역사상 처음으로 발동되면서 영국은 앞으로 2년간 EU와 탈퇴 협상을 진행한다. 양측 모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길에 발을 들이는 것이다.

메이 총리가 서명한 서한은 팀 배로우 EU 주재 영국 대사가 받아 도날드 투스크 EU 상임의장에게 전달된다. 투스크 의장은 48시간 이내에 협상 방침을 EU 27개국에 공표할 것이라고 BBC가 보도했다. 영국을 제외한 EU의 27개 회원국은 다음 달 29일 정상회의를 열고 EU 집행위원회(EC)에 영국과 협상 권한을 부여할 예정이다.

영국은 앞으로 2년간 EU와 탈퇴 협상을 하는데 시간은 넉넉한 편이 아니다. EU의 미셸 바르니에 EC 대표는 내년 10월까지 쟁점 사안들을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의회 승인 절차를 고려하면 실제 협상 기간은 1년 반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다.

협상 쟁점도 산재해있다. 대표적인 게 탈퇴 비용이다. EU 측은 2014~2020년 EU 예산 계획을 확정할 때 영국이 약속했던 분담금을 탈퇴 비용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포함한 금액은 600억 유로(약 72조 원)에 달한다. 영국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하드 브렉시트를 내세운 영국이 이주민 문제와 국경 통제를 어떻게 합의할 것인지도 난제다. EU는 영국에 거주하는 EU 시민 300만 명의 거주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영국은 EU에 거주하는 120만 국민의 지위를 먼저 보장하라고 맞수를 놓은 상황이다.

스코틀랜드 독립 문제도 메이 총리가 협상에 나서는 데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스코틀랜드 의회는 28일 영국 정부에 독립 주민투표 승인을 요구하는 발의안을 통과시켰다. 메이 총리는 독립 주민투표를 승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역시 강경한 자세로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스터전 수반은 브렉시트 협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인 2019년 봄 전에 투표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메이 총리는 28일 투스크 상임의장, EU의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 메이 총리는 통화에서 영국이 EU의 동맹국으로 남을 것이라는 데 동의하며 질서있는 브렉시트 협상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29일에는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 개시와 관련한 연설을 할 예정이다. 연설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이 EU와 정치·경제면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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