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사업 타격에 유통업계 신용등급 줄하락

입력 2017-03-29 09:51 수정 2017-03-3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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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배치에 대한 중국의 한국 관광 제한이 면세점 사업 타격으로 이어지면서 유통업계가 신용등급 하락 위기에 몰렸다.

2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신세계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하향전망)’에서 ‘AA(안정적)’으로 조정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신세계의 신용등급을 하향한 바 있다.

최근 유통업계는 소비 부진으로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신용등급 하향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해 이랜드 계열사인 이랜드월드의 신용등급은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되기도 했다. 여기에 중국인 관광객이 줄자 면세점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관련 유통업체들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신규 점포와 면세점을 열면서 투자 규모를 키워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15년 말 2조122억 원에서 지난해 2조7067억 원으로 늘었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지표는 2015년 4.4배에서 지난해 5.6배로 증가하는 등 재무안정성이 악화됐다.

또 별도기준 매출액 대비 EBITDA 지표도 2014년 21.7%, 2015년 21.5%, 2016년 21.3%로 하락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신평은 “계열사를 통해 추진 중인 시내면세점이 중국의 한국 관광 제한 조치, 사업자 수 증가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호텔롯데도 수익성을 받쳐주는 면세사업이 흔들리면서 신용등급 유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호텔롯데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EBITDA 대비 순차입금 지표는 7.5배로 재무안정성 역시 좋지 않다. 더불어 올해 재추진할 예정이었던 IPO는 좀처럼 진행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중국의 비공식 조치는 업계 전반적으로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신용평가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다른 신용도 하락 위험을 안고 있던 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상황이 지속되면 관련 업체의 신용도 하향 압박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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