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가능성이 높은 더불어민주당에 경제전문가들이 북적이는 반면, 자유한국당은 인재 기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적이나, 인지도 면에서도 절대 열세인 만큼 향후 경제정책 주도권 싸움에도 밀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유력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캠프에서 외부 경제전문가들을 다수 영입했다.
문 전 대표는 여기에 2012년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경제교사를 맡았던 김광두 전 국가미래연구원장도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해 세간의 눈길을 끌었다. 한 번도 정치인 캠프에 몸담은 적 없는 대표적인 진보학자 김상조 한성대 교수도 ‘깜짝카드’로 함께 모셔 왔다. 김 교수는 경제개혁연대를 오랫동안 이끈 재벌 저격수로, 문 전 대표는 보수와 진보경제통을 한꺼번에 품으면서 이념적 균형을 맞췄다.
문 전 대표 캠프엔 외부 인사뿐 아니라 당내 정책통도 여럿 뛰고 있다. 경제부총리 출신인 김진표 의원은 ‘일자리위원회’ 공동위원장을, 국세청장을 지낸 이용섭 전 의원은 ‘비상경제대책단’ 단장을 각각 맡고 있다. 학자 출신인 홍종학 전 의원과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했던 김기식 전 의원도 가세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경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경제 멘토로 영입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대선에서 문 전 대표 캠프의 좌장을 맡았던 이정우 경북대 교수, 그리고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장의 지지 선언을 받았다.
국민의당은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장병완 의원, 김성식 전 정책위의장, 박원암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장이 경제 정책을 자문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정책통인 이혜훈 의원,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종훈 전 의원 등 KDI 출신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반면 한국당은 당을 도왔던 경제브레인들마저 적잖이 떠나면서 인재난에 시달리고 있다. 나가거나 발이 묶인 인사들만 있지, 새로이 들어오는 이는 보이지 않는다.
지난 대선 때 ‘경제민주화’ 브랜드를 갖고 온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김광두 전 원장은 대선 전후로 멀어졌다. 박근혜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인 진영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낙천 후 민주당으로 당을 옮겼고, 대우경제연구소 사장 출신인 이한구 전 의원은 지난 총선 공천 파동의 책임자로 몰려 당에서 쫓겨났다. 학자 출신인 안종범 전 의원은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 재임하던 때 최순실 국정농단에 휘말려 검찰에 구속됐고,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인 강석훈 전 의원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정권실패책임론’을 피할 수 없는 몸이 됐다.
현재 한국당은 기획재정부 1차관을 지낸 추경호 의원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윤상직 의원 외에는 경제통이라고 부를 만한 인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홍준표 경남지사를 비롯해 경선 예비후보만 10명이 쏟아졌지만, 어느 캠프에서도 제대로 된 경제공약을 내놓지 못한 건 이러한 이유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인재영입위원회를 꾸렸지만 중량감 있는 분들을 모시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