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지주사 전환 번복에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손실 규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공시를 통해 지주사 전환을 포함한 기업구조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6개월의 소요 기간을 밝히는 등 구체적 계획에 삼성물산, 삼성에스디에스 등에 매수세가 몰렸다. 하지만,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현재로서는 실행이 쉽지 않다”고 말하자 기업들은 며칠 새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최대 수혜주로 거론된 삼성물산은 주주총회가 열린 24일 하루 동안 전일 대비 7.27% 하락한 12만75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종가 15만7000원이었던 삼성물산의 주가는 5개월 만에 18.78% 감소했다. 같은 날 삼성에스디에스(-8.47%), 삼성생명(-1.33%)도 일제히 하락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지난 21일 골드만삭스의 지배구조 개편 보고서와 헤지펀드 엘리엇의 지분 매입 루머로 지주사 전환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현대차의 주가는 하루 동안 8.63% 오른 17만 원에 거래됐다. 기아차(3.51%), 현대모비스(3.05%)의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이후 골드만삭스가 현대차에 대한 실적 우려를 제기하고, 현대차 측이 논의를 일축하자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21일 최고 17만1000원까지 올라갔던 현대차의 주가는 6거래일 만에 15만6000원으로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이슈가 아직 진행 중이라며 향후 관련 주가에 대한 투기성 매수를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오리온과 매일유업 등 지주사 전환을 선언하는 기업이 확산 추세에 있어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 분석을 통한 신중한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아니면 말고’ 식의 대응에 나선 대기업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부분의 그룹주들이 해당 업종의 대장주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 급락은 업종 전반의 하락장을 불러 올 수 있다”며 “지주사 전환 같은 중장기적 이슈에 대한 번복은 주주들의 신뢰를 떨어트리는데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