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들의 올해 빗나간 예측 5가지는?

미국 달러화 가치 상승·한국 원화와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 등

투자의 세계에서 베팅이 빗나가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올해는, 특히 1분기가 막 끝나가는 시점에서 시장 상황이 연초 투자자들의 예측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어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세계 투자자들의 빗나간 예측 5가지를 소개했다.

▲ICE달러인덱스 추이. 29일(현지시간) 99.716.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성장을 가속화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꺾이면서 올들어 줄곧 랠리를 이어오던 증시와 달러화 강세가 최근 주춤해졌다. 앞서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올 들어 2.4%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법안인 트럼프케어 하원 표결이 불발된 것처럼 집권 공화당은 분열돼 있다. 이에 세제 개혁과 인프라 투자 등 달러화 랠리를 이끌 정책들은 아무리 빨라도 올해 하반기에나 나올 수 있고 이는 달러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한국 수출 증가율 추이. 2월 20.24%.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한국과 같은 수출의존국 통화 가치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달러화 대비 한국 원화 가치는 올해 8% 이상 올랐다. 트럼프는 아직 말뿐이며 새 관세 부과나 환율조작국 지정 등 구체적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게다가 한국 수출은 아시아 경제회복에 힘입어 최근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달러·위안 환율 추이. 29일(현지시간) 6.8901위안. 출처 블룸버그

중국의 경기둔화와 자본유출에 위안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도 빗나갔다. 위안화는 올 들어 달러화에 대해 0.7% 올랐다. 중국 정부는 자본유출을 적극 단속하고 있으며 올해 경제도 안정적으로 성장하며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았다.

▲미국 달러화 대비 주요 신흥국 올해 통화 가치 상승폭. 단위 %. 위에서부터 멕시코 페소화·한국 원화·대만 달러화·인도 루피화·인도네시아 루피아화.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연준의 금리인상에 미국 자산 선호도가 커지면서 신흥국의 주식과 채권, 외환 등 금융시장이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도 틀렸다. ANZ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주식을 72억 달러, 채권은 77억 달러 각각 매입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올해 신흥국 경제가 3년 만에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 추이. 29일(현지시간) 배럴당 49.51달러. 출처 블룸버그

연초만 해도 글로벌 투자자들은 지난해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합의에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넘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미국의 원유 생산이 늘고 OPEC의 산유량 감축이 연말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에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올 들어 10% 가까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