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재무건전성과 주가는 반대? ‘LG전자·SK이노·현대중’ vs ‘현대모비스’

입력 2017-03-30 13:38 수정 2017-03-3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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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좌비율·부채비율·이자보상배율 좋지 않은 3개 기업…주가는 고공비행

국내 10대 기업 중 재무건전성 및 유동성이 좋지 않음에도 주가가 상승하는 곳이 있어 관심이 주목된다. 통상 이들 재무 항목이 좋을 경우 안정적인 기업가치가 반영돼 주가가 상승세를 타지만 이들 기업은 예외였다.

29일 본지가 지난해 매출 기준(잠정) 10곳을 대상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유동성과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아도 주가가 고공비행 한 종목은 LG전자,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등 3곳이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두 가지 재무 상황이 양호함에도 올 들어 주가가 하염없이 추락해 대조됐다.

유동성은 필요한 시기에 현금 전환이 가능한 지수다. 유동비율, 당좌비율, 현금비율 3가지로 측정한다. 이 중 당좌비율은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현금ㆍ예금ㆍ유가증권 등) 중 당장 현금화가 어려운 재고상품을 제외한 당좌자산에서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를 나눈 값으로,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을 가장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당좌비율이 100%를 넘어야 현금성 자산으로 당장 유동부채를 갚을 수 있으며, 100% 미만이면 부채 상환할 수 있는 자산이 모자라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기준 LG전자,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의 당좌비율은 각각 75%, 95%, 90%로 세 곳 모두 100% 미만인 반면 현대모비스는 175%로 상당히 유동성이 좋았다.

재무건전성 측정지표로는 부채비율, 이자보상배율 등이 있다. 부채비율은 회사의 부채총액을 자본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부채비율이 클수록 갚아야 하는 부채가 자본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것을 의미하며 100% 이하가 이상적이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로 1보다 크면 이자를 갚고도 추가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뜻이다. 1 미만일 경우는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LG전자,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의 부채비율은 각각 183%, 175%, 115%로 100%가 모두 넘었다. 또 LG전자, SK이노베이션의 이자보상배율은 1.51, 1.39로 1을 겨우 넘겼으며 현대중공업은 0.8로 1을 넘기지 못했다. 현대모비스의 부채비율은 175%로 나머지 3곳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이자보상배율은 갚아야 할 이자가 없어 영업이익을 고스란히 남겼다.

하지만 이처럼 유동성,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은 LG전자,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은 올 들어 주가는 각각 35.9%, 11.9%, 10.9%로 치솟았지만, 재무 상황이 이들 기업들보다 훨씬 좋았던 현대모비스는 반대로 13.1% 고꾸라졌다.

LG전자는 ‘G6’ 출시 효과 등 스마트폰 사업 순항 등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화학 업체로는 처음으로 영업이익 3조 원을 달성한 SK이노베이션은 실적은 물론 투자확대 계획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2014년 9월 이후 처음으로 7만 원을 돌파했다”라며 “이는 MC사업부의 낮아진 고정비에 따른 손익 안정화와 가파른 실적 성장 등에 기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투자의사를 밝힌 만큼 성장동력 확보가 가시화되면 주가에 빠르게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업황 기대감은 물론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에 따른 반사이익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현대모비스는 중국 판매 감소에 따른 1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되고 있으며, 모회사인 현대차의 실적 둔화 우려가 반영된 것이 주가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이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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