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사태 여파…건설사 재무제표 수정 잇따라

입력 2017-03-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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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감사 더 깐깐해져 올 1~3월 재무·실적 정정 6건…대우조선 ‘한정’ 감사의견

건설사 회계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파문으로 거의 모든 회계법인이, 특히 해외 장기 공사가 많은 건설사에 대해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 29일까지 건설, 중공업 등 수주산업의 감사보고서 정정 중 재무, 실적에 관한 사항은 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해당 산업의 재무, 실적 관련 감사보고서 정정이 0건이었던 것에 비해 증가한 수치다.

단순 정정을 포함한 비율로 봐도 지난해 1분기 전체 감사보고서 정정 사례 261건 중 수주산업은 13건으로 5.0%였던 것에 반해 올해는 전체 128건 중 5.5%로 0.5%포인트 늘었다.

올해 감사보고서를 정정한 건설사 중 육천건설(벽촌·청암회계법인), 미진이엔시(현대회계법인) 등은 공사대금, 우발채무 등 주요 재무제표를 수정했다.

육천건설은 2012년 감사보고서에 지급보증 내용 추가, 2013·2014·2015년 유형자산 감가상각비 누계액 수정과 우발채무 약정사항 추가 등 정정작업을 했다. 미진이엔시는 분양공사 대금 축소, 재무상태 손익계산, 자본 현황, 현금흐름 등 2014년, 2015년 감사보고서를 정정했다. 또 포스코건설은 종속기업의 회계 오류를 반영해 2015년 순자산이 1046억 원 감소했다고 수정했다.

이처럼 수주산업의 감사보고서 재작성이 늘어난 것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이 대우조선 외부감사를 맡았던 안진에 대해 1년 영업정지 징계를 내리는 등 회계 부정 처벌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서다. 이에 회계업계는 한층 더 깐깐하게 회계 감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사건의 중심이 된 대우조선해양은 전날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감사 의견을 받았다. 삼일은 △채권은행들의 신규자금 지원 계획 등에 대한 자료 미제출 △일부 매입 거래에 대한 매출원가 감사 증거 미입수 등을 토대로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내년에도 ‘한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될 위험에 처했다. 2년 연속 한정 시 상장폐지 사유가 된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회계 감사가 철저해지면서 지난 감사보고서, 사업보고서 등의 정정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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