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에서 이동전화에 이어 유선전화에서도 요금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먼저 이동통신 3사가 시민단체와 정계의 요금인하 요구가 거세지자 지난달 '망내할인제'를 도입, 일정 추가요금을 낼 경우 가입자간 통화시 30~100% 요금을 할인해주는 파격요금제를 출시했다.
이어 유선전화 사업자인 LG데이콤은 27일 업계 최초로 월 500원만 추가로 내면 자사 가입자간 '무제한 무료통화'를 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하고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유선전화 가입자 몰이에 나섰다.
이동전화에 이어 유선전화 시장에도 '망내할인요금제'가 등장하면서 요금인하 경쟁에 촉발제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가입자 유치를 위한 지나친 할인요금제 출시는 유선전화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쳐 오히려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선전화 시장이 이동전화에 밀려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요금 할인은 곧 출혈경쟁으로 이어져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선전화 업계는 LG데이콤의 '망내무료통화요금제' 출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LG데이콤이 자사 가입자간 '무제한 무료통화'를 내세우며 가입자 유치에 나섰지만 LG데이콤의 유선전화 가입자는 100만명(시내, 시외 가입자 포함) 수준으로 KT 가입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쳐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유선전화 가입자가 1200만명에 이르고 있는 KT의 경우 일정액을 내면 월 150~660분 동안 무료통화를 할 수 있는 요금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하나로텔레콤에도 기본료에 700원을 더 내면 월 30분 동안 무료통화를 할 수 있는 요금제가 있다.
또한 유선전화 1회선 당 월 평균 사용시간이 1시간 내외라는 점에서 LG데이콤의 '망내무료통화요금제'는 KT와 하나로텔레콤이 실시하고 있는 일정시간 무료통화요금제와 지정번호할인요금제 등과 비교해 할인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LG데이콤이 자사 가입자간 무제한 무료통화요금제를 통해 가입자 유치에 적극 나섰지만 향후 마케팅 효과가 크지 않을 경우 기존 가입자간의 무료통화에만 그쳐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현 유선전화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유선전화의 '망내무료통화요금제'는 실효성을 거두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KT와 하나로텔레콤은 LG데이콤의 '망내무료통화요금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면서도 이에 대비해 다양한 요금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망내 무제한 무료통화요금제 출시는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LG데이콤 관계자는 "망내무료통화요금제 출시로 가계 통신비 절감과 가입자 유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유선전화 가입자 수가 적기 때문에 수익성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