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가 오는 4월 1일부터 주식 시장에서 차익거래를 재개하며 코스피 랠리에 추가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우본의 차익거래 재개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유동성 보강 효과가 나타나며 대형주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이달 말 차익거래 위탁운용사 10곳을 선정해 내달 1일부터 3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우본은 지난해 정부가 세법개정을 통해 차익거래(KOSPI200, KOSDAQ 150 지수선물과 주식선물)에 대한 0.3%의 증권거래세를 내달부터 2018년 12월말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하며 주식시장에서 차익거래를 재개하기로 했다.
차익거래는 주식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베이시스)를 활용해 저평가된 현물(또는 선물)을 사고 선물(또는 현물)을 팔아 위험 없이 수익을 추구하는 거래를 말한다. 주로 프로그램 매매로 이뤄진다. 상호 반대방향의 포지션을 갖고 있어 가격변동에 따른 위험은 최소화 되고, 가격괴리 수준의 적은 수익을 추구한다. 따라서 거래 비용의 최소화가 관건이다. 2012년 우본은 면세지위를 활용해 적극적인 차익거래를 수행했다. 당시 우본은 일평균 1613억 원을 거래하며 전체 차익거래 시장의 57%를 차지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11년 112조5000억 원에 달했던 차익거래 시장(코스피 전체 거래대금 중 3.35%)은 2013년 우본(국가/지자체) 거래세 면제조치 일몰과 함께 2013년 20조4000억 원(1.02%)까지 급감했다. 이후 2014년 11조6000억 원, 2015년 10조5000억 원, 2016년 9조4000억 원으로 쪼그라들며 증시 거래대금 감소의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우본이 내달 차익거래를 재개하며 시장 전문가들은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유동성 보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세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본의 차액거래 본격화로 현선물 거래량이 증가하며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용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도 “우본의 귀환은 프로그램 매매의 주 대상이 되는 코스피200 시총 상위 대형주의 수급 안정화를 도모하고, 시장 거래대금을 늘리는 긍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2012년과 다른 시장환경은 변수라는 지적도 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012년 일평균 19.3%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0% 초반으로 낮은 수준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낮은 환경에서는 선물가격의 고평가(저평가) 발생빈도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차익 거래의 기회도 그만큼 적을 수 있다”며 “선물시장 거래가 위축되며 차익거래 실행기반(선물시장 유동성) 자체가 축소된 것도 고려해야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