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여신관리 도마 위에..금감원-한은 공동검사

입력 2017-03-31 09:24 수정 2017-03-3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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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4~26일 경영실태평가

금융감독원이 한국은행과 함께 KDB산업은행에 대한 공동검사에 나선다. 산업은행이 금감원과 한은 양쪽에서 검사를 받기는 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에 대한 금감원과 한은의 공동검사는 ‘정기 검사’로 다음달 4~26일 경영실태평가로 진행된다. 금감원이 연초 세운 연중 검사계획에 대해 한은이 산업은행에 대한 공동검사를 요청해왔는데, 이를 금감원이 수용했다. 검사 시기 및 일정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금융감독당국은 이번 공동검사는 건전성 검사가 아니어서 개별 여신을 따로 점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한 단계 낮추면서 1조 원에 가까운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알려진데다 내달 중순경 대우조선에 대한 추가 지원이 합의되면 1조4500억 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기 검사라지만 시기적으로 리스크 관리와 여신 건전성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는 상태다.

금감원과 한은 양 기관의 산업은행에 대한 공동검사는 준법성 검사다. 중점 점검 대상은 △내부통제 시스템 △리스크 관리 △자산 건전성 △자본 건전성 △여신 건전성 등이다. 리스크 관리를 통해 여신 건전성이 잘 통제되고 있는지가 검사의 큰 틀이어서 감독당국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에 대한 개별 여신을 자연히 살펴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의 여신을 ‘요주의’로 낮출 때 은행에서 정한 시스템을 제대로 따랐는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시중은행 보다 대우조선의 여신을 늦게 강등했는데, 당시 이동걸 회장은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말 산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3.56%로 시중은행 평균(0.80%) 보다 4배 이상 높다. 또 고정이하여신이 아닌 까닭에 대우조선에 대한 부실채권을 ‘0’원으로 잡고 있는데도 정책금융으로 인한 부실채권 규모가 4조6000억 원에 이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계획된 검사 시점에 맞춰 이슈가 불거진 경우에는 예정된 현장 인력을 더 보강하거나 이미 나가있는 검사역들에게 관련 내용을 점검하도록 할 수 있다”라고 설명해 대우조선의 여신 부실화 여부를 추가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산업은행의 작년 당기순손실은 3조 원으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래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 지분가치 하락과 충당금 적립으로 인한 손실액이 3조5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여신 분류상 요주의의 경우 대손충당금을 여신 대비 7~19% 사이에서 자유롭게 쌓을 수 있기 때문에 검사 결과에 따라 산은의 대우조선 충당금 비율이 올라갈 수도 있다. 공교롭게 대우조선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 결정 시기와 공동검사가 겹쳐 산은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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