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대통령의 프로야구 시구 이야기

입력 2017-03-31 16:19 수정 2017-04-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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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팡팡] 대통령의 프로야구 시구 이야기

오늘(31일) 2017 프로야구 정규 시즌이 개막합니다.
배우 지성, 엑소의 시우민, AOA 혜정,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 2'의 전 출연자 등이 경기 시작 전 시구에 나서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굴 예정입니다.

유명인들의 시구는 언제나 야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데요.
연예인, 스포츠 스타, 화제의 일반인 등 다양한 시구자 속 '정치인'의 시구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1980년대 초창기 국내 프로야구 개막전의 단골 시구자는 정치인이었습니다.
1982년부터 2016년까지 총 68명의 정치인이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시구를 했습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개막전의 시구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었죠.

정치인, 특히 대통령의 시구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습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경기에서 시구를 한 대통령은 모두 4명입니다.

먼저 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 전두환 전 대통령이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시구를 했고요. 양복 정장을 입고 시구를 하는 모습이 어딘가 어색하죠.

야구광으로 알려진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4, 1995 한국시리즈 1차전 및 1995년 프로야구 개막전 등 3차례나 잠실구장에서 시구를 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중 개막전과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시구한 유일한 대통령입니다.

다음으로 시구한 대통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입니다. 2003년 대전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였죠. 대통령에게 시구할 공을 ‘로봇’이 전달해 당시로서는 꽤 획기적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노 전대통령이 정확하게 스트라이크를 던졌다는 점도 화제가 됐고요.

이후 약 10년 뒤인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시구를 했습니다. 오랜만에 공식 석상 외출에 나선 박 전 대통령의 ‘깜짝 시구’였죠.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며 네티즌들은 과거 시구모습에 “국민 여러분께 송구”라는 글이 달린 패러디사진이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고 이승만 전 대통령과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프로야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시구를 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1958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방한한 친선경기에서, 박 전 대통령은 1967년 제1회 대통령배 전국 고교야구대회에서 시구했습니다.

대통령 시구에서 중요한 건 '보안'과 '경호'입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시구 당시 청와대가 선수들의 신상을 검토했는가 하면 몸수색까지 이뤄졌습니다. 경기장 화장실까지 경비대가 배치됐죠. 한편 대통령 시구는 보안상의 이유로 미리 알려지면 안되는데요.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시즌 개막전에서 시구 계획이 외부로 알려져 취소하기도 했죠.

대통령 경호원의 야구장 맞춤(?) 위장도 화제였습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경호원은 관람객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심판으로 위장해 노 전 대통령을 경호했는데요. 당시 경호원은 심판 복장을 하고 권총을 넣은 공 주머니를 찼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경호원들은 심판 복장은 물론이고 구단 마스코트 인형 탈을 쓰고 경호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의 시구, 어떤 때는 환영받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었죠.

시민들에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대통령의 시구.
‘쇼’가 아닌 진정한 모습으로 다가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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