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마저..‘투기등급’ 위기

입력 2017-04-03 08:58 수정 2017-04-0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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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여파..현대중공업 현대미포 신용등급도 하락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이 ‘BBB+’로 떨어지면서 투기등급까지 하락할 위기에 몰렸다. 일반적으로 ‘BB+’ 이하부터는 자금 조달이 사실상 막히는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31일 삼성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했다.

이들은 모두 신규수주 부진으로 수주잔고가 감소해 사업 안정성이 저하됐다.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는 조선 업황 침체로 신규수주가 부진했고, 유가 회복이 지연되면서 해양프로젝트 계약이 취소되며 지난해 말 기준 9조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잔고회전률은 1년이 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져 2 ∼ 3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조선업 특성을 고려했을 때 사업안정성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현대미포조선 역시 수주잔고가 3조9000억 원에 불과하고, 수주잔고회전률은 1.1년으로 하락했다.

조선업의 침체가 계속 이어질 점도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해양플랜트 부문에 대해 의존도가 높은 삼성중공업은 올해 인도 물량 비중이 높아 신규수주 부진이 지속되면 내년 이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정부담 감소에 따라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손실 1817억 원, 1조1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 175%를 기록하는 등 전년보다 개선된 점을 보였으나 여전히 수익성 전망이 어둡다. 선가 하락, 강재가격 상승, 구조조정 비용 등 악화된 영업환경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현대미포조선은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사업안정성이 저하되면서 사업리스크가 확대된 것으로 판단됐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부정적)에서 ‘A-’(부정적)로 떨어졌다.

현대중공업 역시 △신규수주 부진 △조선업황 침체에 따른 매출 축소 △커버리지 지표 악화와 낮은 수익성 지속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돼 올해 안에 투기등급인 ‘BB’ 등급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BBB+’에서 ‘BB+’까지는 3단계에 불과하다.

한기평 관계자는 “조선해운 시황 침체 장기화로 신규수주 부진 등 조선업의 사업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조선 산업 전반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나 사업 불확실성 해소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돼 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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