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산은 대우조선 실무 라인업 바꿀까

입력 2017-04-03 09:37 수정 2017-04-0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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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석 부행장 재신임 놓고 `책임론' 부상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지원 방안이 채권단과 여론, 정치권의 뭇매를 동시에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대우조선 책임자를 교체하라는 국회의 요구를 거부한 데 따른 책임론까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주목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구조조정은 산은 내에서 정용석 부행장이 총괄하고 있다. 정 부행장은 금융위원회와 직접 협의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에 관한 한, 사실상 산은의 최종 의사 결정자는 정용석 부행장인 셈이다.

그만큼 정 부행장은 산은 내 최고의 구조조정 전문가로 통한다. 이 때문에 이동걸 회장은 국회와 금융위 등 외부의 계속된 압박에도 정 부행장을 재신임했다.

금융위원회와 산은은 2015년 4조2000억 원을 대우조선에 투입하면서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 말을 번복하기까지 홍기택 산업은행 전 회장을 비롯해 3명의 부행장이 옷을 벗었다. 2015년 결정자 중 산은에 남아 있는 사람은 정용석 부행장이 유일하다.

홍 전 회장은 지난해 2월 임기 만료를 2개월 앞두고 물러났다. 이동걸 회장은 취임 후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류희경 전 수석 부행장을 지난해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퇴임시켰다. 류 전 수석과 함께 2015년 전후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을 맡으며 대우조선 업무를 총괄해온 송문선 부행장과 정용호 부행장도 조기 사퇴하도록 했다.

이들의 원래 임기는 올해 1월이다.

2015년 ‘서별관 밀실 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 부실 지원 의혹이 불거졌을 때 ‘자타공인’ 국내 최고 구조조정 전문가들이 이 내용을 몰랐을 리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부행장이 국회의 사퇴 압박에도 자리를 지킨 것은 다른 부행장들과 달리 지난해 1월 기업금융부문 아래 있던 구조조정본부가 부문으로 격상되면서 승진해 임기가 아직 많이 남은 이유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동걸 회장이 업무 연속성을 감안해 정 부행장으로 하여금 대우조선 구조조정을 마치도록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기업구조조정 1·2실 실장은 모두 올 초 교체됐다. 정 부행장과 마찬가지로 기업구조조정 부문에서 경력을 쌓아온 유현석(1실) 실장과 이종철(2실) 실장이 각각 기업금융2실, PE실로 이동하고 각각 자리에 김석균 실장과 현희철 실장이 새로 왔다. 김 실장은 M&A실에서만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다. 현 실장은 직전에 해운정상화지원단을 맡으며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업무를 맡아왔다.

처음 시도되는 ‘P-플랜’은 정 부행장이 제시한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채권단에게 채무조정 압박은 가하면서도 실제 법정관리로 가게 될 경우보다 손실은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대우조선을 살려야 한다”는 명제 자체에 대해 채권단의 공감을 사는 데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이 우세한 상황이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조선 구조조정과 관련한 내부 인사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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