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년째 연구개발(R&D) 비용을 소폭 줄인 반면 LG전자는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적인 비용은 여전히 삼성전자가 압도적이지만 LG전자는 꾸준히 격차를 좁히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R&D에 14조7923억 원을 집행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중은 7.3%로 2015년 대비 0.1% 포인트 감소했다. 2015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사태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R&D 비용을 줄였던 삼성전자는 2년 연속 R&D 비용을 보수적으로 집행했다. 2015년 전년 대비 5000억원가량 줄인 데 이어 지난해 다시 500억원가량 축소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R&D 투자비용이 줄어든 것은 자체 R&D 외에 인수합병을 통한 기술확보 등 기술력 확보를 위한 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개발비용 항목을 자세히 살펴보면 연구개발에 들어간 순수한 비용은 2015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반면 연구개발 비용 일부를 무형자산으로 회계처리하는 ‘개발비 자산화’의 비중이 축소됐다. 개발비 자산화는 연구 진행 단계가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확실시 될 경우 처리하는 항목이다. 이 단계부터는 써서 없어지는 비용이 아니라 앞으로 회사의 자산이 될 것으로 보는 무형자산이다. 회사측은 “개발비 자산화 비중은 회계 처리 항목일 뿐 연구 개발 총액은 전년 대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어려운 사업환경 속에서도 R&D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3조8792억원을 R&D에 투자, 전년도 3조8098억원보다 700억원가량 늘었다.
2010년 약 2조 7000억원이던 연간 R&D 투자액을 2014년에는 약 3조 7000억원까지 꾸준하게 늘리며 4년간 37% 증액했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도 2010년 4.6%에서 2015년 6.7%로 상승했고 지난해 7%까지 비중을 끌어올리며 처음으로 7%대에 올라섰다.
LG전자는 각 사업본부 산하에 단기간에 출시할 제품·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와 개발팀을 두고 있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술을 선행 개발하는 CTO 부문 산하 연구소도 운영한다. 지난해의 경우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와 전장부품 담당 VC사업부문에 연구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