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의 내통 의혹으로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재산 신고 당시 러시아 관련 기업에서 받은 강연료를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플린은 지난달 31일 뒤늦게 러시아 관련 기업의 강연료 수입을 신고했다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 2월 11일 정부윤리청(OGE)과 백악관 재산신고서에서 빠트린 내용을 수정한 것이다. 수정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방송 RT, 러시아 항공 화물업체인 볼가-드네프그룹, 러시아 사이버보안업체인 카스퍼스키의 미국 자회사 등으로부터 플린은 강연료를 받았다.
미국 민주당 하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플린은 러시아 기업 행사에서 세 차례 강연하고 5만6250만달러(약 6300만 원)를 초과하는 소득을 얻었다. RT, 볼가-드네프, 카스퍼스키로부터 각각 3만3750달러, 1만1250달러, 1만1250달러를 받았다. 앞서 그는 2014년에 그의 회사인 플린인텔그룹으로부터 82만7055달러의 급여를 받았고 어도비를 포함한 여러 회사의 컨설팅 비용을 받았다고 보고했다. 또 우익 싱크탱크인 데이비드호로위츠프리덤센터로부터 연설을 한 대가로 1만5000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플린의 변호인인 로버트 켈너는 “플린은 백악관은 떠나기 직전에 재무 공개 양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며 “그가 갑작스레 사임을 하면서 그 과정은 중단됐다”고 말했다. 또 켈너는 “공식 초안을 수정하는 데 오랫동안 상의할 기회가 없었다”며 “백악관은 갑자기 이번 주에 플린에게 초안을 업데이트 할 기회를 주겠다고 통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플린은 지난해 말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하며 대러 제재 해제를 논의하고도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이 드러나 취임 25일 만에 사퇴했다. 백악관 선임 보좌관 중 가장 짧은 기간 재직하는 오명을 쓴 셈이다. 최근 그는 러시아 정부와 내통설을 의회에서 증언하는 대가로 사면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