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펴낸 이유는 아직도 생애 굴곡진 모퉁이를 도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때문이죠. 제가 삶의 바닥에서 책을 통해 치유 받았다는 것 때문에 이 책을 그대로 내기로 마음먹었어요.”
소설가 공지영이 13년 만에 단편소설집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를 3일 출간했다.
공지영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장편에 담아내지 못했던 편린들, 장편으로 꾸미기엔 적합하지 않았던 아이디어를 이 책에 담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단편 5편이 실린 이번 소설집은 작가 자신을 형상화한 인물을 포함해 상처를 안은 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상처받은 것들, 약한 것들, 어린 것들에 대한 지지와 연민이 30년간 제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였다”며 “문학의 역할 중 치유의 힘이 크다는 걸 믿고 저 자신이 수혜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타인에 연민을 느끼는 재능을 하늘이 주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일종의 부름, 소명 같은 거다”며 “인간에 대한 이해가 획일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얘기해주는 게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은 각자가 하나의 우주라는 게 문학의 생각이다”라며 자신이 소설을 통해 약자와 연민에 대해 강조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한편, 공지영은 현재 악인(惡人)을 주제로 한 장편소설 ‘해리’를 집필 중이다. 그는 “악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쓰기 어려워 시작도 못 했는데 올해 말까지 완성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