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K뱅크)’가 본격 출범하면서 관련주가 일제히 들썩였다.
K뱅크의 ‘돌풍’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가입자 수는 이틀 만에 4만 명을 돌파했고, 비대면 거래 계좌 수도 4만3000여 건에 달했다. 이에 따라, 4일 주식시장에서는 K뱅크 컨소시엄 참여 기업의 주가가 탄력을 받았다.
다날은 전 거래일 대비 18.10% 오른 6590원에 거래를 마쳤고, 모바일리더는 12.24% 1만6050원에, 브리지텍은 9.68% 오른 8500원에 각각 마감했다. 모바일리더는 장중 전일 대비 29.02%까지 치솟았고, 다날과 브리지텍도 각각 장중 26.16%, 25.81%의 상승폭을 보였다.
이밖에도 K뱅크 컨소시엄 참여사들은 △KG이니시스(4.74%) △KG모빌리언스(2.79%) △이지웰페어(5.34%) △인포바인(2.70%) △민앤지(1.03%) 등 다수가 상승세로 마감했다. 아울러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를 앞두고 있는 카카오뱅크 주주사인 예스24가 전일 대비 5.75% 오르는 등, 인터넷은행 관련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하루였다.
그러나 모든 관련기업의 주가가 오른 것은 아니었다. K뱅크 컨소시엄 참여기업 중 △KT(-0.76%) △우리은행(-0.76%) △GS리테일(-0.93%) △한화생명보험(-0.17%) △포스코ICT(-1.10%) 등은 하락세를 보였다. 카카오뱅크 주주사인 카카오의 주가도 전일 대비 1.49% 떨어졌다.
하락 종목은 주로 대기업집단에 소속된 덩치 큰 회사다. 희비가 엇갈린 배경은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를 제한하는 ‘금산분리 원칙’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계열사의 경우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희박하다는 것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이 설사 황금알을 낳는다고 해도 수혜 정도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터넷은행이라는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기존 시중은행의 주가가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도 관심사다. 일단 이날 시중은행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하나금융지주는 전날보다 1.74% 떨어졌고 KB금융과 신한지주도 각각 1.12%, 0.21% 하락했다. 광주은행(-2.25%), DGB금융지주(-1.36%), 제주은행(-0.96%), BNK금융지주(-0.54%) 등 지방은행도 내림세였다.
다만 은행주에 대한 악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개발비 증가 등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도 “궁극적으로 은행 비용 구조를 슬림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영향이 보다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 출범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연관산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비대면 채널확대 수혜인 콜센터와 ATM기기 관련 산업, 중금리 대출 확대에 따른 추심업체 등의 낙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