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최근 이사회 중요 인사를 단행하면서 궁금증이 일고 있다.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가 확정된 가운데 다음 달 새 정부 출범을 불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굳이 인사를 서두를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오는 14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임성열 상임이사(54)에 대해 1년 연임을 결정했다. 당초 임 이사의 임기는 지난 2015년 4월 15일부터 올해 4월 14일까지 2년간이었는데, 내년 4월 14일까지 1년을 다시 연장한 것이다. 임 이사는 예보가 최대주주로 있는 우리은행의 비상임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예보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예보 이사 임기는 2년이며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임기가 끝난 감사원 출신의 이술영 전 비상임이사 후임으로 이사회에 새로 합류한 남상덕 비상임이사와 함께 예보의 이사 선임 절차가 ‘깜깜이’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상임이사는 관련법에 의거해 예보 사장이 임명함에 반해 비상임이사는 임원추천위원회가 복수 후보를 추천하면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임명한다.
남상덕 이사(67)는 행정고시 16회로 재정경제원 종합정책과장,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장, 새천년민주당 수석전문위원, 대통령실 금융비서관, 한국은행 감사를 역임했다. 남 이사의 임기는 지난달 20일부터 시작해 2019년 3월 19일까지 2년이다. 특히 남 이사는 지난 2012년 6월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도 도전한 바 있다. ‘회전문 인사’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예보 이사회는 곽범국 사장과 김광남 부사장, 윤창근 감사를 비롯해 상임이사 4명과 비상임이사 7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른 이사회와 마찬가지로 사내 주요 안건을 의결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밀실 인사라는 비난 여론 이후 임추위 구성부터 이사 선임 전 과정이 외부에 노출되는 대형 민간은행과 달리 금융공기업의 경우에는 아직도 개선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