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D데이…미국이 중국을 무시해선 안되는 이유

입력 2017-04-0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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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월가의 거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일변도인 대(對)중국 정책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미국이 중국의 존재를 부정해서는 안된다며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브릭스의 창시자’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은 5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오닐 전 회장은 “16년 전 9·11테러는 세계화가 곧 아메리카나이제이션(미국화)이라는 믿음의 시대가 끝났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패권에 대한 초점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다른 국가와의 협력 없이 미국 주도로 세계 무역지도를 새로 짜겠다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은 판단 착오라는 이야기다. 그는 이어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지배력을 유지하는 것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미국이 아시아 국가들과의 무역 협상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매우 순진한 생각이자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의 경제 성장을 미국 경제에 대한 위협이라고 봐서는 안 된다는 일침도 가했다. 그는 “장기적인 경제 성장은 생산성과 노동력의 규모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인구가 10억 명이 넘는 중국과 인도가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즉 트럼프의 주장처럼 이들 국가가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아 경제 발전을 이룬 것이 아니란 이야기다. 오닐 전 회장은 이들 국가의 부상이 미국의 번영에 아무런 해가 되지 않으며 이들 국가 정상들과 협력해 미국도 성장을 도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오닐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중국 정책에 가장 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잘못 대하고 있다”면서 “중국과의 적대적 관계가 신 냉전시대를 재현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반중정책이 너무 멀리 왔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부터 “중국이 미국 경제를 ‘강간’하고 있다”는 거친 표현까지 쓰며 중국이 일자리를 훔치고 “통화를 조작한다”며 맹비난했다. 특히 취임 직후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며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는 중국의 자존심에 흠집을 냈다. 그는 미국과 중국 ‘G2’ 간에 신 냉전시대가 초래되면 당장 애플과 같은 미국 기업들이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닐은 “애플은 미국에서 가장 상징적인 성공 사례이지만 미·중 관계가 이 기업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생각할 때 철강산업에 대한 중국의 위협만 따지는 데 이건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질타했다. 애플은 지난 2015년 처음으로 미국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했으며 현재 매출의 25%를 중국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미국 시장 판매가 둔화된 가운데 중국 판매 성장이 회사 실적을 견인했으나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냉랭해진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국 시장 동력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도 트럼프 대중 정책에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전날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중국의 일부 관행을 비판하면서도 중국과 협력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중국이 성장하면서 중국의 사이버 안보와 미국 기업의 지적 재산권 침해 등을 포함해 미국이 중국과 심각한 무역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중국과 미국이 충돌해야만 하는 불가피한 이유는 없으며 양국이 정치적·경제적 관계를 개선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먼은 이어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두 나라가 공정하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조언했다. 다이먼 CEO는 기업 자문단인 대통령 전략 정책 포럼에 속한 16명의 대기업 CEO 가운데 한 사람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재무장관 물망에도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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