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규제 강화에 대출수요 제2금융권으로 몰린다

입력 2017-04-06 12:03 수정 2017-04-0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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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은행 대출규제 강화에 대출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는 대출규제를 강화할 방침이어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 1분기 동향 및 2분기 전망’ 자료에 따르면 대출 수요는 국내은행권을 중심으로 1분기(1~3월) 동향은 12, 2분기 전망은 9를 기록해 증가세가 줄었다. 반면, 상호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11에서 13으로 증가했다. 신용카드사도 같은 기간 -13에서 13으로 급전환했다. 생명보험 역시 같은 기간 -13에서 -6으로 감소폭을 줄였다.

대출 태도와 신용 위험, 대출 수요에 대한 동향과 향후 전망은 5개 응답항목으로 조사한 후 이를 가중평균해 지수한 값으로 0을 기준으로 +100부터 -100까지 값을 갖는다. 양(+)의 값은 완화 혹은 증가라고 응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 내지 감소라고 답한 수보다 많음을 뜻한다. 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 같은 제2금융권에 대한 대출 수요 증가 기대감이 현실화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우선 신용카드사를 제외한 제2금융권의 대출 태도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 태도 관련 제2금융권의 1분기 동향과 2분기 전망을 보면 상호저축은행은 -18과 -21, 상호금융조합은 -31과 -40, 생명보험회사는 -13과 -24을 기록했다. 이들의 1분기 동향은 이미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강화된 수준이다. 반면 신용카드사는 각각 0으로 같았다.

이와 관련해 박완근 한은 은행분석팀장은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관리 강화에 이어 채무상환비율(DSR)까지 도입되면서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옮겨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며 “제2금융권도 대출제도를 많이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신용카드사의 경우 올 1분기 대출 수요 전망치가 13이었다는 점에서 실적치 -13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다. 박 팀장은 “일부 카드사들이 1분기 중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대출 수요를 낙관했었다. 다만 가계소득 부진에 수요 자체가 줄면서 전망치와 실적치에 차이가 컸다”면서 “카드사들은 2분기에도 대출 태도를 강화할 뜻이 없다고 조사됐다. 최근 들어 카드사들의 분위기가 조금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한편 국내 은행은 대출 태도를 추가로 강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은행의 대출 태도는 1분기 -19, 2분기 -7을 기록했다. 이는 2003년 2분기 -30 이후 13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26) 이후 대출 태도가 호전되는 분위기다. 가계의 주택대출과 관련해서도 작년 4분기 -27을 저점으로 올 1분기 -23, 2분기 -7을 기록했다.

이 밖에 신용위험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국내 은행의 경우 대기업과 가계 부문에서 증가세가 전분기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박 팀장은 “은행권에서 대출 태도 강화 기조가 지속되고 있지만 강화 정도는 전 분기에 비해 줄었다”며 “신용위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가능성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 불확실성이 많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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