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시, ‘켄달 제너’ 광고 야심차게 내놨다 뭇매 맞은 이유는

입력 2017-04-06 14:12 수정 2017-04-0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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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 ‘감 떨어지는 광고’라는 비판…니베아는 인종차별 논란

▲펩시코가 지난 4일 공개한 켄달 제너가 모델로 등장한 광고 영상. 사진=펩시코 광고 캡처
▲펩시코가 지난 4일 공개한 켄달 제너가 모델로 등장한 광고 영상. 사진=펩시코 광고 캡처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집행한 광고 영상으로 소셜미디어 상에서 역풍을 맞고 있다. 인종차별을 연상시킬 수 있는 광고 메시지로 질타를 받는가 하면 흑인 인권운동을 광고 소재로 썼다가 돈벌이에 급급한 ‘감이 떨어지는( tone-deaf )’마케팅 전략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식음료 업체 펩시코가 최근 집행한 광고 캠페인으로 ‘무개념 광고’라는 질타를 받자 해당 광고 집행을 철회하고 공식사과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 보도했다. 펩시코는 젊은 층에서 인기를 끄는 모델 켄달 제너를 광고 모델로 발탁해 자사 탄산음료 브랜드 펩시의 광고를 제작해 4일부터 방송으로 내보냈다.

해당 광고에는 열심히 첼로를 연습하던 동양인 남성, 사진 작업을 하던 무슬림 여성이 한 시위대 행진에 동참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뒤이어 화보 촬영을 하던 켄달 제너가 모델 의상을 벗고 시위에 동참, 시위대와 대치하는 경찰에 펩시 콜라를 건네주자 시위 참가자들이 환호하는 모습이 비친다.

광고에서는 시위가 어떤 주제와 목적을 가진 시위인지 정확히 묘사되지 않았으나 블룸버그통신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미국 언론들은 해당 광고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의 시위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7월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현장에서 무장 경찰 앞에서 드레스를 입고 저항하는 흑인 여성 모습이 담긴 사진이 화제가 됐다. 이 사진은 지난해 세계보도사진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미국 루이지애나 배턴루지의 한 인종차별에 반발하는 시위 현장에서 중무장한 경찰 앞에 한 여성이 드레스를 입고 당당히 맞선 모습. 사진=AP뉴시스
▲지난해 7월 미국 루이지애나 배턴루지의 한 인종차별에 반발하는 시위 현장에서 중무장한 경찰 앞에 한 여성이 드레스를 입고 당당히 맞선 모습. 사진=AP뉴시스

하지만, 펩시 광고가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비난이 들끓었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라는 정치 사회적 소재를 음료수 파는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비판이다. 해당 시위를 조직했던 마샤 P.존슨 연구소의 사무국장 엘 헌즈는 뉴욕타임스(NYT)에 “실제 시위 현장 어디에서도 광고에 등장하는 즐거움은 없었다”면서 “광고의 장면은 목숨이 위협받는 우리의 현실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펩시는 “우리는 단합, 평화, 이해라는 세계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길 원했으나 핵심을 놓치는 실수를 했다. 사과를 드린다”면서 “진지한 주제를 경시하려던 의도는 없었다. 광고 집행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해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펩시가 최근 다이어트 등의 이유로 젊은층의 탄산음료 소비가 줄어든 가운데 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켄달 제너라는 인기 모델과 사회적 이슈 접목을 시도했으나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니베아도 지난주 “흰색은 순수하다(White is Purity)”라는 광고 문구로 광고 캠페인을 진행했다가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니베아는 페이스북에 올린 자사 데오드란트 신제품 광고에 흰 옷을 입은 긴 머리 여성이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이미지와 함께 “흰색은 순수하다”라는 문구를 넣었다. 해당 광고는 중동 지역 페이스북 유저들이 타깃이었는데 백인우월주의자들 주장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거셌다. 일부 극우성향의 네티즌은 같은 이유로 해당 광고를 칭찬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니베아 모회사 독일 바이어스도르프는 광고를 내리고 사과했다.

▲논란이 된 니베아의 "흰색은 순수하다"의 광고. 사진=니베아
▲논란이 된 니베아의 "흰색은 순수하다"의 광고. 사진=니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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