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기본소득, 진지하게 도입 여부 논의할 시점”

입력 2017-04-06 16:21 수정 2017-04-0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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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시대정신, 경제민주화… 최고통치자 의지 확고해야”

대권 도전을 선언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기본소득제 도입 필요성을 언급, 눈길을 끌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였던 이재명 성남시장, 그리고 다른 대선 주자인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의 기본소득제 공약을 긍정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대표는 최근 펴낸 ‘결국 다시 경제민주화다’라는 저서에서 기본소득에 대해 “기술혁신과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됨에 따라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일자리 감소를 보완하는 방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진지하게 도입 여부를 논의할 시점이 다가왔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소득제를 도입하면 정부의 복지정책에서 소외된 사각지대를 줄이고, 소비 기반을 탄탄하게 하며, 소득을 재분배함으로써 빈부격차를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여기엔 상당한 재원이 요구되므로 증세 필요성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면서 “근로의욕을 떨어뜨리고 기존의 다른 분야 복지 혜택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는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각각 시행 중인 청년배당, 청년수당제를 둘러싼 중앙정부와의 갈등도 언급했다. 그는 “보건복지부가 일종의 변형된 기본소득제인 청년배당제에 대해 복지 포퓰리즘으로 규정해 시정명령을 내렸는데, 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적극 협력해야 할 정책이지 제동을 걸고 나설 일이 아니다”라면서 “중앙정부가 규정에만 얽매여 지나치게 부정적인 자세를 취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저서에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대선의 해인 2017년 시대정신은 단언컨대 경제민주화”라면서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수저계급론으로 계층격차를 자조하는 국민들이, 연인원 1500만명이 운집한 광장의 촛불 민심이 경제민주화를 시대정신으로 소환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 전 대표는 6일 여의도 대선캠프에서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2년 대선에서 여야 할 것 없이 경제민주화를 선거구호로만 삼았기 때문에 이후 경제사회 상황이 변한 게 없는데도 경제민주화는 실종되고 말았다”며 “최근 대선후보자들이 각자 재벌개혁 등 재벌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공약하는 걸 보면 경제민주화를 산발적으로 인정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경제민주화 의지가 가장 강력한 후보를 묻자 그는 “자꾸 바뀌는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누가 가장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고 말할 수 없다”며 “한때는 경제민주화의 선봉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했지만 최근에 보니 완전히 딴 사람으로 변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일관된 신념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에둘러 비난했다.

김 전 대표는 그러면서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대통령의 의지와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회에 제출된 소위 경제민주화 관련된 몇 개 법안이 제대로 빛 보지 못하고 잠을 자는 상황”이라며 “최고통치자의 의식과 의지가 수반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제도적인 장치를 해도 최고통치차의 의지가 확고하지 않으면 시행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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