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일감몰아주기’ 여전… 공정위, LS 계열사 부당지원 또 적발

입력 2017-04-07 14:11 수정 2017-04-0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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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LS전선, 오너가 출자사 ‘파운텍’ 부당지원에 14억4100만 원 과징금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를 규제하는 법 시행이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고, 부당한 경제상 이익을 주는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7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2014년 2월부터 총수일가의 사익 편취를 규제하는 법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주요 대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 행태가 바로잡히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정이 도입된 결정적인 배경에는 주요그룹 계열사들이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법안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2010년 전후로 대기업 총수일가들이 경영권 승계나 경제상 이익을 목적으로 회사를 설립하면 그룹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주거나 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는 행태가 만연했다”며 “주무부처인 공정위 입장에서도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법안 통과 직전인 2013년의 경우에도 국내 대표적인 주요그룹들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대거 포함된 상태였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물류 업무를 맡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에 일감을 대거 지원했는데, 당시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42.39%였다.

이전에도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로 성장한 기업이 한두 곳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시스템통합(SI)업체인 SK C&C와 삼성SDS이다. 총수 일가 지분이 40%를 웃돌던 SK C&C는 SK그룹의 지주사인 SK(주)와 합병하면서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강화시켰고, 삼성SDS는 경영승계의 자금원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11월에는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조양호 회장의 세 자녀가 각각 33.3%의 지분을 보유한 싸이버스카이를 지원해 조 회장의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이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앞서 한진그룹은 지난 2015년 5월 공정위 조사 개시 이후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한 문제를 해소했다.

롯데그룹 역시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독점한 유원실업을 지원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곳의 최대주주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 그리고 딸 신유미 씨이다.

그럼에도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는 지속되고 있다. 공정위는 이날 LS와 LS전선(이하 LS전선)이 계열회사인 파운텍을 부당하게 지원한 행위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4억4100만 원을 부과했다. LS전선이 총수일가가 출자한 파운텍의 자금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컴파운드 생산설비(약 80억 원)를 구매한 후 이를 파운텍에 임대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행위다. LS전선이 지원한 파운텍은 2004년 1월 설립 당시 LS전선이 51%, 구자홍 등 총수일가 8인이 49%의 주식을 보유한 회사이다.

이러한 행위가 반복되자 공정위가 다시 칼을 빼들었다. 지난달 말 공정위는 2015년에 이어 올해 2차로 사익편취 규율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실태 점검에 나섰다. 점검대상은 5조 원 이상 총수 있는 대기업 집단 45개 그룹에 소속된 225개 계열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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