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9일 밤 지사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서기로 했다. 후보 선출 뒤에도 지사직 사퇴를 미뤄왔던 홍 후보가 끝내 공직자 사퇴시한인 이날 밤 사퇴하고 다음날 이 사실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통보, 경남지사 보선을 무산시키겠다는 의도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조용기 원로목사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영훈 회장을 만난 뒤 “오늘 밤에 지사직을 그만두겠다. 오늘 밤에 사표를 내면 (보궐) 선거는 없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날 밤 심야 사퇴 후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다음날 오전 경남 창원 경남도청에서 이임식을 할 예정이다. 이후엔 곧바로 경북 상주 등 4·12 재보궐선거가 열리는 지역의 지원 유세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홍 후보는 지난달 31일 한국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음에도 보선 비용 지출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지사직을 유지한 채 대선 후보 행보를 이어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과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임기가 15개월 남은 상황에서 ‘행정 공백’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경남도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보선 출마를 준비했던 인사들도 반발한 건 물론이다.
홍 후보와 ‘보수의 적자’를 놓고 경쟁 중인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법의 허점을 악용해서 보선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은 굉장한 꼼수”라고 비판했고, 울산 북구를 지역구로 둔 무소속 윤종오 의원은 보선 무산을 막는 이른바 ‘홍준표 방지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홍 후보 본인의 선거운동도 그간 제약을 받아왔다. 그는 지난 5일 중앙선관위로부터 선거 운동성 발언을 제지하라는 경고를 받았으며고, 다음날부터는 공개연설 없이 당기(黨旗)를 흔들거나 손인사를 하는 정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