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국회의원 1곳, 기초 단체장 3곳, 광역의회의원 7곳, 기초의회의원 19곳 등 모두 30곳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5.9 조기대선에 가려 상대적으로 관심이 저조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전국 곳곳 민심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데다, 역시 공복을 뽑는 선거인 만큼 유권자의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주목도가 가장 높은 건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다. 김종태 전 의원의 국회의원직 상실로 공석이 된 이 지역에 자유한국당이 무공천 입장을 번복하고 친박근혜계 핵심으로 꼽히는 김재원 전 의원을 공천하면서 선거전에 불이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 지역에만 두 번 출마했던 김영태 후보를 다시 출격시켰고, 한국당과 TK 민심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바른정당에선 국회입법조사관, 울진경찰서장을 지낸 김진욱 후보를 내세웠다. 여기에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소속으로 이 지역에서 18대 의원을 지낸 성윤환 후보도 무소속으로 뛰고 있으며 보수 성향인 코리아당 류승구, 무소속 배익기 후보도 가세했다.
현재로선 인지도 높은 김재원 후보가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동MBC·대구MBC가 여론조사전문기관 ‘폴스미스’에 의뢰해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재원 후보가 48.3%로 1위를 차지했다. 성윤환 후보는 14.5%로 뒤를 이었는데, 이후 무소속 박완철 후보(10.4%)와 단일화를 이룬 만큼 지지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어 민주당 김영태 후보 10.3%, 바른정당 김진욱 후보 4.3%, 코리아당 류승구 후보 1.4%, 무소속 배익기 후보 1.1% 로 나타났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변수는 있다. 김재원 후보는 17대, 19대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지역주민들을 보좌진으로 등록하고 급여를 횡령했다는 타 후보들의 협공을 받고 있고, 같은 당 경북도당위원장인 백승주 의원이 상주시장, 군위·의성·청송군수 등과 한 식당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는 관권선거 의혹도 제기돼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책임을 지고 지난해 10월 청와대 정무수석을 그만둔 김 후보에게 ‘친박 핵심’ 낙인이 TK에서 득이 될지, 해가 될지도 판단하기 어렵다.
한편 기초 단체장 선거 중 하남시장 보선은 민주당 소속 이교범 시장의 임인도피교사 확정 판결에 따라 치러지게 됐다. 민주당과 한국당에선 차례로 하남시의회 의장을 지낸 오수봉 후보, 윤재균 후보를 각각 공천했다. 국민의당에선 경기도의회 의장 출신 유형욱 후보, 바른정당에선 대통령실 정책자문위원을 역임한 윤완채 후보를 각각 내세웠다. 수도권인 만큼 탄핵정국 속 오수봉 후보의 우세 전망이 높았지만 이교범 전 시장의 시장직 상실 책임론으로 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들다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역시 수도권이나 접경지역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포천의 시장을 다시 뽑는 보선은 민주당 최호열 후보, 한국당 김종천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중이다. 바른정당 정종근 후보가 보수표를 일정 부분 잠식한 까닭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