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섀도캐비닛' vs 安 '오픈캐비닛'…누가 되도 내각 키워드 ‘탕평’

입력 2017-04-11 10:37 수정 2017-04-1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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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까지 한 달여. 19대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 만큼 대선 후보들의 내각 밑그림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 정부는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곧바로 엄중한 안보·경제 위기에 대처해야 만큼 주요 공직자 후보 구성이 정권의 명운을 가를 수 있다. 여론조사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각각 미리 인재를 준비해 두는 ‘섀도 캐비닛(예비내각)’과 각 정당과 정파의 인재를 받아들이는 ‘오픈 캐비닛’ 구상을 들고 나왔다. 두 후보 모두 보수와 진보, 또 지역을 넘어 인재를 고루 등용하는 ‘대탕평’·‘통합’ 인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그동안 ‘준비된 인재풀’을 자신의 강점 중 하나로 내세워 왔다. 문재인 캠프는 다양한 분야의 인재가 몰려들어 어느 후보보다 매머드급 규모를 자랑한다. 1000여 명의 전문가가 함께하고 있는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참여정부, 국민의정부 시절 장차관 출신 60여 명으로 구성된 자문단 ‘10년의 힘’, 전직 외교관 20여 명이 참여한 외교자문단 ‘국민아그레망’까지 외곽조직 진영도 갖추고 있다. 그래서 나온 게 ‘섀도 캐비닛’이다. 폭넓은 인재풀을 통해 경제, 외교, 국방 등 핵심 장관 후보자 명단을 미리 마련, 집권 후 국정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다만 문 후보는 섀도캐비닛 구상에 대해 ‘내부 줄세우기’ 논란이 제기되자 “섀도캐비닛을 지금 말하는 것은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마지막 단계까지 사람을 충분히 넓히기 위해 인재풀을 확보한 뒤 당과 협의하고, 또 총리 후보자와도 협의해서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 후보는 실제 지난달 말 민주당 대선주자 합동토론회에서 호남 인사 차별 철폐를 내세우며 ‘총리 대탕평인사’를 강조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정권 초에는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캠프 측근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내기보다는 다소 보수적으로 내각을 꾸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캠프의 한 관계자는 “지역과 계파 등을 고려하고 정치색이 없는 관료 출신이나 식견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 중심으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의 ‘섀도 캐비닛’에 맞서 “상대방 캠프에 있는 사람일지라도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라면 집권 후에 등용하겠다”며 ‘오픈캐비닛’을 제안했다. 정치 이념과 지역·세력 등을 뛰어넘는 인사 철학을 통해 ‘통합 적임자’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오프 캐비닛’ 구상과 관련 “문재인 후보가 말하는 ‘섀도 캐비닛’은 계파 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한 구상이다”라며 “나는 그런 계파정치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널리 인재를 등용해서 대탕평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처럼 내각 구성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두 후보 모두 집권하면 ‘대탕평 인사’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새 내각의 인선·검증도 결국 측근 그룹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이번 기회에 인사에 대한 제대로된 원칙과 기준을 마련해 내각 인선에서 투명성을 높이자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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