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토대로 한 달 뒤 지수가 얼마나 변동할지 예측하는 지표다. 수치가 높으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그만큼 크다는 것으로 미국 변동성지수(VIX)에 비유, 한국판 공포지수로 불리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코스피지수와는 역상관관계를 보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2.14포인트(16.94%) 오른 14.77에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졌던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상승곡선이 상대적으로 가파르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 4일 10.94에 불과하던 VKOSPI는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올랐다. VKOSPI의 하루 상승폭 자체도 △5일 0.16포인트 △6일 0.72포인트 △7일 0.81포인트 △10일 2.14포인트 등 갈수록 보폭이 커지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보유자산 감축 계획 이야기가 나오면서 공포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선 흐름에서 미·중 정상회담 직후 미국이 항공모함을 한반도로 이동 배치했다는 뉴스가 나오자 불안감이 급격히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포지수가 상승이 장기적 지수의 흐름을 꺾을 정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조 연구원은 “공포지수는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 불안을 반영했을 뿐, 국가신용을 평가하는 CDS프리미엄은 공포지수만큼 급등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41포인트 밀려난 2133.32에 마감했다. 중국 정부가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보복조치로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했던 지난달 15일 이후 가장 낮다.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던 외국인은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