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정부의 대우조선해양 채무 조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첫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 기관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 상태에서 국민연금이 채무 조정안을 받아들일 경우 특정 기업을 살리기 위해 국민 노후자금의 손실을 감내하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2000만 국민연금 가입자의 이익을 위해 기금을 관리해야 하는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게 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 또는 투자 증권의 가치 상승에 대한 투자 관점보다, 특정 기업 또는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기금이 쓰이는 선례로 인용될 수 있어 향후에도 계속 기금운용의 원칙을 훼손시키는 결과까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은 또 “대우조선해양의 현 상태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향후 회생 가능성, 채무 조정 방안에 대해 시간을 갖고 이해 관계자 간 이해와 인식을 공유해 나가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마지막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해 관계자와 협의된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대우조선해양과 대주주 측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산은과 정부가 추가 감자, 회사채 우선상환 등의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에서 사채권자 집회를 진행하면 기권 또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12~14일 중 투자위원회를 열어 대우조선해양 채무 조정안에 대한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