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항공, 오버부킹 대처 논란…중국인이어서 지목됐다?

입력 2017-04-1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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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강제로 끌어내려

▲유나이티드 항공 소속 비행기. 사진=AP뉴시스
▲유나이티드 항공 소속 비행기. 사진=AP뉴시스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의 갑질 횡포가 SNS를 뜨겁게 달구며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복장 불량을 이유로 탑승을 거부해 논란이 되는가 하면 이번에는 오버부킹이라는 회사 측의 실수에도 고객을 무력으로 비행기에서 끌어내리려다 부상을 입혀 논란을 일으켰다. 심지어 피해를 본 고객이 아시아인이어서 인종차별 논란까지 불거졌다.

1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저녁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 루이빌로 가는 유나이티드항공 소속 3411 항공편 기내에 때아닌 공항 경찰이 등장했다. 항공사 측의 전산 오류로 정원을 초과해 항공권이 판매된 오버부킹(overbooking) 때문이었다.

탑승석이 80석인데 승객이 이보다 더 많아 비행기가 출발할 수 없게 됐고, 항공사 측이 자발적으로 내릴 4명의 탑승객을 지원받았다. 다음날 비행기로 변경하는 탑승객에는 개인당 400달러(약 46만원)의 금전적 보상과 호텔 숙박권을 제공한다고 밝혔고 이후 보상금을 800달러까지 올렸지만, 지원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항공사 측이 다음날 아침 운항 스케줄을 위해 승무원을 비행기에 태워야 했기 때문에 승객을 내리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 항공편에서 9일(현지시간) 밤 공항경찰이 오버부킹으로 인한 랜덤 하차를 거부한 탑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리고 있는 모습. 사진=트위터 캡처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 항공편에서 9일(현지시간) 밤 공항경찰이 오버부킹으로 인한 랜덤 하차를 거부한 탑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리고 있는 모습. 사진=트위터 캡처

이에 항공사 측이 컴퓨터 추첨으로 무작위로 승객 중 4명을 지명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아시아인으로 보이는 한 승객이 좌석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자 항공사 측은 3명의 공항경찰을 대동해 해당 승객을 강제로 끌어냈다. 이 승객은 자신은 의사(doctor)이며 다음날 아침 진료를 위해 이날 비행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국 이 승객은 공항경찰의 무력에 의해 기내 복도에 질질 끌려나갔고 이 과정에서 피를 흘렸다. 동승했던 탑승객이 스마트폰으로 강제로 승객이 끌려나가는 30초짜리 짧은 동영상을 찍어 SNS에 올렸고 해당 동영상이 빠르게 확산됐다. 끌려나간 승객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승한 한 승객은 이 탑승객이 자신이 중국인이어서 하차 승객으로 지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 승객은 피를 흘리고 나서야 기내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또 다른 동영상을 보면 그는 초점 없이 “집에 가야한다”면서 “그냥 나를 죽여라”라는 말을 반복했다.

오버부킹 해프닝에 3411편은 약 2시간가량 출발이 지체됐다. 또한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탑승을 포기한 승객에게 정확히 얼만큼의 보상을 해줬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LAT는 전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시카고 공항 당국은 성명을 내고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에서 일어난 일은 우리의 규칙과 절차에 어긋나는 일이다. 당국 직원의 행동은 분명히 당국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해당 직원은 교체됐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의 대변인인 찰리 호바트는 AP통신에 “우리는 정당한 절차를 따랐다. 비행기는 출발해야 했다. 우리는 우리의 고객들을 목적지까지 데려가기를 원했다”고 말해 오히려 더 공분을 샀다.

결국 오스카 뮤노즈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이번 일은 유나이티드의 모든 직원들에게도 화나는 일”이라면서 “승객들을 재배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유나이티드 항공의 이미지에 커다란 타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항공사는 지난달 말 레깅스를 입고 탑승하는 것은 규정에 맞지 않는다면서 10대 소녀 2명의 탑승을 거부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날 유나이티드 항공 주가는 0.9% 하락한 71.52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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