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미국 켄터키주 조지타운에 있는 공장에 13억 달러(약 1조4895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요타의 짐 렌츠 북미법인장을 압박한 결과라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지난달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꼽히는 디트로이트를 찾아 자동차 기업 간부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는 렌츠 북미법인장이 말하는 도중 끊고 “여기에 공장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앞으로 5년간 1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자리에서 아키오 사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요타가 미국 내 투자를 공언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은 도요타의 멕시코 공장 건설을 비판했다. 트럼프는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 할 것”이라고 썼다. 도요타는 약 10억 달러를 투자해 멕시코 과나후아토주에 신공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었다. 때문에 당시 아키오 사장의 약속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서 비롯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도요타의 경영진은 이번 켄터키주 공장에 투자를 발표하면서 트럼프 정부의 세제 개혁, 배출 가스 규제 완화 및 투자를 위한 기타 요소와 관련해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또 켄터키주 조지타운에 있는 공장에는 현재 82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는 도요타 공장 중 세계 최대 규모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요타는 멕시코 과나후아토주에 투자하기로 한 계획을 철회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분석했다. 도요타와 달리 미국 포드자동차는 지난 1월 멕시코 산루이포토에 건설하려던 16억 달러 규모의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을 취소했다. 반면 도요타는 작년 11월에 멕시코 내 신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도요타는 이 공장에서 미국과 캐나다에 수출할 코롤라 소형차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