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부정적 뉴스 범람… 20대 남성 우울증 증가

입력 2017-04-12 15:44 수정 2017-04-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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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정신질환실태 결과 발표… 젊은 남성 우울증 늘고, 여성은 술·담배 의존

'마음의 감기'로 불리는 우울증이 20대 남성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전반적으로 우울증이 감소했지만, 20대 남성의 우울증은 취업난과 경쟁심화로 최근 5년 새 증가했다.

12일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는 2001년 처음 시작돼 5년에 한 번씩 실시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전국 18세 이상 성인 5102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평생 한 차례 이상 정신질환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인 정신질환 평생 유병률은 25.4%로 나타났다. 일년유병률은 11.9%로, 약 470만 명이 최근 1년 동안 한 차례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것으로 추산된다.

◇ 20대 남성 우울증 증가… “취업난ㆍ경쟁심화 탓” = 18∼29세 남성의 '주요 우울장애'(우울증) 일년유병률은 2011년 2.4%에서 2016년 3.1%로 0.7%포인트 늘어났다. 20대 남성의 일년유병률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성인 남성(18∼64세)의 우울증 유병률은 1.8%에서 1.1%로 떨어지고, 여성도 4.3%에서 2.0%로 하락했다.

우울증은 2주 이상 우울한 기분과 거의 모든 활동에서 흥미상실, 식욕·수면 변화, 피로, 자살 생각 등으로 일상생활이나 직업 상 곤란을 겪는 경우를 말한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20대 남성의 우울장애가 늘어난 것은 취업이나 사회적 경쟁에서 누락되고 여러가지 사회적 지위를 차지하기 어려워지는 현상들이 결국 20대 정신건강에 반영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불안장애 증가… “재난 사건·부정적 뉴스 때문” =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은 '불안장애'의 평생 유병률은 9.3%로, 남성이 6.7%, 여성이 11.7%로 조사됐다. 일년유병률은 5.7%로 나타났다. 불안장애 평생 유병률을 연도별로 보면 2001년 8.8%, 2006년 6.9%, 2011년 8.7%, 2016년 9.5%로 2011년에 비해 0.8%포인트 증가했다. 불안장애는 강박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사회공포증, 특정공포증, 범불안장애 등이 포함된다.

홍 교수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재난사건을 경험하면서 내가 과연 안전한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5년 사이에 모바일 통신 기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부정적인 뉴스가 빠르게 전달되는 것도 국민들의 불안을 야기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살면서 정신건강 문제로 의사나 상담사, 종교인 등 전문가와 상의한 경험은 2011년 7%에서 2016년 9.6%로 증가했다. 또 정신질환을 경험한 사람 중 정신과 의사 등에게 문제를 의논하거나 치료받은 경험은 15.3%에서 22.2%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런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캐나다(46.5%, 2014년 기준), 호주(34.9%, 2009년 기준) 등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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