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신호 꺼져도 실내 위치추적 되죠”

입력 2017-04-13 10:50 수정 2017-04-1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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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비콘’ 개발한 이효영 코디스페이스 대표

#백화점에서 마음에 드는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쿠폰과 이벤트 정보가 뜬다. 복잡한 매장에서 화장실을 찾고 싶다면 휴대폰에서 위치를 확인하고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가면 된다. 백화점은 동선 분석을 통해 고객이 몇 층, 어느 매장에 얼마만큼 머물렀고 어느 상품에 가장 관심을 보였는지 알 수 있다.

#대학 강의실에서 학생들은 더는 출결 표시를 할 필요가 없다. 대리 출석도 옛말이다. 입실만 해도 자동으로 출결이 체크되기 때문이다.

‘가상비콘’으로 대표되는 실내 위치기반서비스(LBS·Location Based Service)의 발달로 확산될 가까운 미래의 풍경이다. 지난 4일 서울 금천구 사무실에서 만난 이효영 코디스페이스 대표는 이 기술을 ‘가능성’이라고 표현했다.

출발은 ‘장비 없이도 블루투스 비콘의 역할을 하는 걸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이었다. 회사는 3년간의 개발을 거쳐 블루투스 신호 없이도 와이파이, 지자기, PDR(보행자추측항법), 맵매칭 등 다양한 측위 기술을 조합해 위치를 추적해내는 ‘하이브리드 측위’ 기술을 개발했다. 각 기술의 단점인 비용과 안정성, 편의성과 휴대폰 배터리 소모 문제 등을 해결하는 동시에 정확도를 상당히 끌어올린 기술이었다. 이 대표는 “코디스페이스는 실내 LBS에서만큼은 가장 앞서나간 기술력을 가진 회사”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효영 코디스페이스 대표가 4일 서울 금천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코디스페이스는 실내 위치추적기술에서만큼은 가장 앞서나간 기술력을 가진 회사”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효영 코디스페이스 대표가 4일 서울 금천구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코디스페이스는 실내 위치추적기술에서만큼은 가장 앞서나간 기술력을 가진 회사”라고 자신감 있게 말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하이브리드 측위 기술을 기반으로 이 대표는 가상비콘을 개발해 상용화하고자 했다. 이 대표는 “기존의 BLE(저전력 블루투스)비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가상비콘은 고가의 비콘 장비 설치와 블루투스 신호 없이도 새로운 장소를 등록하고 위치 추적을 이용할 수 있다”며 “또 사용자 휴대폰의 와이파이와 블루투스가 꺼져 있어도 작동한다는 점 때문에 활용도가 훨씬 넓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어떤 장소에 진입했을 때 그 위치 정보를 감지해 서버에 전달하고, 서버와 연결된 사물을 자동으로 콘트롤할 수 있게 된다. 귀가하면 TV와 전등이 켜지고 미술관에서 어느 미술품 앞에 서면 그 작품에 대한 정보와 해설이 모바일에 뜨는 등 활용도는 무한하다. 축적된 위치 데이터를 활용해 빅데이터를 구축, 2차로 활용할 수도 있다.

코디스페이스가 주력하는 실내LBS 기술은 가상비콘 외에도 내비게이션, 서버 측위까지 세 가지다. 내비게이션 기술과 관련해 이 대표는 “보통 GPS를 이용한 차량용 내비게이션은 지하주차장이나 실내에서는 작동이 안 된다”며 “우리가 개발한 내비게이션은 차량용뿐만 아니라 실내외를 오가는 보행자용으로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회사는 현재 국내 모 대기업과 손잡고 정확성과 안정성을 끌어올린 내비게이션을 개발하고 있다.

서버 측위는 실내에 설치된 와이파이 접속 포인트(AP)를 활용해 스마트폰을 스캔, 이 정보를 통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동선 분석이 가능한 서비스다. 예를 들어 유통매장에서 소비자 동선 분석, 미아찾기 등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롯데의 투자를 받은 코디스페이스의 실내 LBS 기술이 2015년 말 롯데몰 김포공항점 시제품 설치로 상용화의 스타트를 끊은 후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본점 등 롯데 계열 백화점에 차례로 적용됐다. 그러나 코디스페이스의 기술이 가진 잠재성을 더 정확히 알아본 건 해외 기업들이었다. 아마존을 비롯해 굴지의 글로벌 IT사가 먼저 회사를 찾아와 협력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수익 모델로는 플랫폼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보통 비콘 기술 등은 개발사가 고객사 서버에 구축해주고 억대에 달하는 비용을 받는 구축형 모델로 진행되는 반면 이 대표는 플랫폼 모델을 선택, 고객사가 등록한 장소당 월 2000원 미만의 이용료를 받는 모델을 채택한 것이다. 그는 “스타트업들도 초기 비용 부담 없이 위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싸게 공급하려고 한다”며 “회사 이름도 ‘조화롭고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보자’해서 ‘코디스페이스’라고 지었듯, 우리 팀도 행복해야 하지만 다른 이들도 저희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더 행복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가상비콘과 관련해 이미 AWS(아마존웹서비스)에 기본 기능을 구축했고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UI(사용자 화면)와 UX(사용자경험)를 붙일 생각”이라며 “올해 하반기까지 내비게이션, 가상비콘, 서버 측위 세 가지 서비스를 다 플랫폼화해 내년까지 이 플랫폼들을 표준화·안정화시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콘(Beacon): 저전력 블루투스(BLE)를 통한 차세대 스마트폰 근거리통신 기술. 반경 50~70m 범위 안에 있는 사용자의 위치를 찾아 메시지 전송, 모바일 결제 등을 가능하게 해주는 스마트폰 근거리통신 기술이다. NFC(근접무선통신)보다 가용거리가 길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서비스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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